삼성전자가 올 1·4분기에 당초 예상을 뛰어 넘는 5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치)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의 어닝쇼크에서 사실상 벗어났다.
2분기 연속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측면에서 사실상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특히 오는 10일 출시되는 갤럭시S6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4분기에는 최대 8조원이 넘는 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있다.
다만 갤럭시S6의 제대로 된 성공이 담보돼야 하고 여기에 차세대 먹거리를 신속하게 발굴해야 10조원대 영업이익의 벽을 깰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새 시험대에 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7일 내놓은 1·4분기 실적을 보면 지난해 4·4분기(5조2,900억원)보다 11.5% 늘어난 5조9,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조5,000억원 안팎과 비교해도 4,000억원 정도 높은 수치다.
반면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1·4분기 매출액은 47조원으로 지난해 4·4분기(52조7,300억원)보다 10.87% 줄었다. 전년동기 매출액인 53조6,800억원과 비교하면 12.44%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반등은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지난해부터 이뤄져온 원가·비용 절감 노력과 △플래그십(대표) 스마트폰 갤럭시S6 출시△메모리반도체 시황 안정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다.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닥 다지기에는 확실히 성공했지만 V자형 반등을 이끌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10일 본격 판매에 돌입하는 갤럭시S6에 대한 세계 시장의 반응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6가 올해 5,000만대 넘게 팔리며 갤럭시S4의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장기적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넥스트원(next one)'을 여전히 찾아내야 한다. 1·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아 선방했지만 다시 한번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이은 또 하나의 결정적 무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이 미래의 먹을거리라는 5대 신수종 사업을 제창한 지 벌써 5년이 지났지만 눈에 띄는 실적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영업이익 같은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