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도 포로 맞교환-선별석방 방향선회<br>정부 "예단 말라" 신중불구 중대 전환점 이른듯
| 한국의 무슬림도 "무사귀환"
파키스탄의 이슬람교도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하비스 사야드 모라드(40)씨가 한국인 23명의 아프가니스탄 피랍 7일째인 25일 경기 광주시 역동 이슬람사원 '광주성원' 에서 피랍 관련 신문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모라드씨는 "회교와 기독교 모두 같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신께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한다" 고 말했다. /원유헌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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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 "탈레반 진짜 속셈은 금전보상" 무게
아프간 정부도 포로 맞교환-선별석방 방향선회정부 "예단 말라" 신중불구 중대 전환점 이른듯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한국의 무슬림도 "무사귀환"
파키스탄의 이슬람교도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하비스 사야드 모라드(40)씨가 한국인 23명의 아프가니스탄 피랍 7일째인 25일 경기 광주시 역동 이슬람사원 '광주성원' 에서 피랍 관련 신문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모라드씨는 "회교와 기독교 모두 같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신께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한다" 고 말했다. /원유헌기자
한국인 인질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된 지 일주일이 지나며 선별석방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25일 "아프간 정부가 몸값을 지불하고 무장단체가 요구한 죄수 8명을 석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언론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아프간 현지에서 중대한 변화가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우리는 8명의 석방요구 대상자 명단을 보냈지만 아직 아무런 대답이 없다"며 "아프간과 한국 정부의 협상 태도가 성실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고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가 보도했다. AIP는 탈레반이 인질협상이 결렬됐다고 선언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 인질 8명이 1차적으로 석방될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선별석방 협상 실체 있나(?)=탈레반 현지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무장단체와 아프간 정부간 협상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아프간 정부도 포로 맞교환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선별석방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무장세력이 요구하는 동료 죄수 석방을 전적으로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감안, ▦탈레반 죄수 맞교환 대신 인질 몸값 지불 설득 ▦중간간부 이하 하위급 탈레반 죄수 선별적 맞교환 수용 ▦은거지 포위 해제 등 납치범 신변안전 보장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명의 죄수가 석방될 것이라는 교도통신의 이날 보도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의 진짜 속셈이 금전적인 보상에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탈레반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질과 통화하려면 10만달러(한화 9,200만원)를 내라"고 언급했다는 보도와 함께 몸값을 부각시키는 외신 뉴스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이 돈을 요구한 것은 그동안 외국인 인질 석방 대가로 몸값을 챙긴 적이 있는데다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의 압박으로 경제적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몸값을 요구했다면 얼마나 될까. 전례에 비춰보면 엄청난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예상된다. 탈레반은 외국 정부가 무장단체에 납치된 자국인을 구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몸값을 지불했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 독일 정부가 지난해 1월 이라크에서 납치된 독일인 기술자 2명을 구하기 위해 1,000만달러를 지불했다고 공영ARD방송이 보도했다. 또한 지난해 6월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21개월 동안 영국ㆍ이탈리아ㆍ독일이 이라크에서 9명의 인질을 석방하기 위해 4,500만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질 석방 뒤 협상력 높이려는 포석(?)=그렇다면 앞으로의 협상과 석방은 어떻게 전개될까. 현재 정부는 "성급하게 예단하지 말자"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정보에 따르면 사태 해결의 중대한 전환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탈레반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여자 인질 일부를 먼저 석방하고 나머지는 협상용으로 남겨두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 있다. 실제 탈레반은 4월 프랑스 구호단체 직원 두 명을 납치하면서 여자는 26일 만에 풀어주고 남자는 프랑스군의 철군을 요구하는 '히든카드'로 남겨뒀다가 39일 만에 풀어준 전례가 있다.
그러나 탈레반이 인질을 석방한 8건의 평균 소요기간이 36.4일인 것에 비춰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간을 지연하면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관철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현재까지 피랍자들의 신변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지만 탈레반은 25일 동료 죄수 8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25일 오후(현지시간) 억류 중인 한국인 인질 중 일부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와 관련,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통외통ㆍ국방위 연석회의에 출석, "지금 이 시점에 피랍자들의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7/25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