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999년 5월 이후 최근까지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변화 추이를 시기를 구분해 조사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 변화가 시작된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미국과 같은 방향(인상 또는 인하)으로 조정할 때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9.7개월이었다.
주요 사례를 보면 미국은 2004년 7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한국은행은 그 후 15개월 만인 이듬해 10월 기준금리를 올렸다.
또 미국은 2007년 9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는데, 한국은 13개월이 지난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이런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오는 9월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더라도 한국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이로부터 약 10∼15개월 뒤가 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한편 한국이 미국과 다른 방향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한 경우도 7차례나 됐다.
미국은 2004년 7월 이후 25개월에 걸쳐 금리를 올렸지만, 한국은 같은 해 8월과 11월 등 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내렸다.
또 미국은 2008년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초저금리 수준인 0∼0.25%로 유지했지만 한국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런 시차나 금리조정 방향의 차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미국 금리 추세보다는 국내 경기상황을 우선해서 반영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한국은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며 선진국들의 통화정책 차별화로 각국 금리정책의 동조화가 깨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고용과 주택시장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는 등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수출 감소와 소비 부진에 물가상승률도 낮은 수준이어서 경기여건이 상당히 다른 상황이다.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더라도 한국은행이 즉각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