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알 카포네

풍요와 번영을 구가하던 1920년대 미국. 1차대전 특수를 누린 미국경제는 팽팽 돌아갔다. 주가와 치마단이 올라가기만 하던 시절, 밤은 그가 지배했다. 알폰소 가브리엘 카포네. 밤의 대통령 알카포네다. 알카포네라는 세균은 재즈로 상징되는 ‘광란의 시대’라는 적정온도에서 자랐다. 뉴욕 거리를 방황하던 불량소년이 급성장한 계기는 금주법. 1920년 금주법이 발효되자 21세의 알카포네는 시카고로 무대를 옮겨 밀주와 밀수, 매춘과 도박으로 순식간에 돈을 벌었다. 보스 자리를 차지한 1927년엔 “한 해 총수입이 1억 달러인 세계 최고의 시민”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요즘 가치로 10억달러가 넘는 거금이다. 악명을 떨친 것은 다른 갱단과의 싸움. 아일랜드계 조직원 7명을 기관총으로 난사한 ‘발렌타인 데이의 학살’을 비롯해 300명 이상을 죽였다. 불법과 살인에도 그는 무사했다. 검은 돈을 먹은 정치인과 경찰의 비호 덕분이다. 꼬리는 탈세에서 잡혔다. 1932년 체포돼 7년간 옥살이를 치렀다. 영원할 것 같았던 밤의 권력도 투옥과 함께 끝났다. 1939년 출소 당시 이미 폐인이었던 그는 1947년 1월25일 초라하게 숨졌다. 사인은 매독과 폐렴합병증. 알카포네 사후에도 마피아는 더욱 기승을 부렸다. 마약이 밀주를 대신했을 뿐이다. 희대의 범죄자 알카포네가 꽃 피운 지하경제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의 1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폭경제도 문제지만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종과 고소득 자영업자 등 가진 자들의 탈세가 만연됐다는 점에서 한국의 지하경제는 미국보다도 질이 나쁘다. 시간의 차이는 있어도 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 알카포네가 그랬던 것 처럼.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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