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통신은 이날 가토 가쓰노부 관방부장관이 중의원 예산위원회 이사회에서 보고한 고노 담화 검증결과에 이 같은 내용이 명시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검증결과 문서에는 양국 정부가 문안을 조정한 사실을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고노 담화에 명시된 군 위안부 모집 주체와 관련해 일본 측 원안에는 '군 당국의 의향을 받은 업자' 표현이 들어갔지만 한국 측의 주장을 배려해 '군 당국의 요청을 받은 업자'라는 표현으로 수정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명시됐다. 또 고노 담화의 토대가 된 군 위안부 피해자 대상 청취조사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사후 조사가 없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들어갔다.
고노 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사결과에 따라 지난 1993년 8월4일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것으로 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군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고 주장하며 2월 말 담화내용을 검증하기 위해 민간 지식인 5명으로 구성된 정부 산하 검증팀을 설치했다. 이후 아베 정부는 한일관계 악화를 의식해 담화내용 자체는 수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담화문 내용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양국 간 사전 조율을 통해 작성된 것이라고 '흠집'을 냄으로써 추후 고노 담화를 무력화시킬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검증결과의 사실관계를 떠나 일본 정부가 한일 간 외교 교섭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함에 따라 외교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고노 담화를 수정하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