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마라톤 에이스 함봉실(30)이 아테네클래식 코스에서 세계의 벽에 도전한다.
'봉봉남매' 오빠 이봉주(삼성전자)와 지난 5월 고지훈련지 중국 쿤밍에서 아테네행 금빛 결의를 맺었던 함봉실은 아테네에 입성한 뒤로는 이봉주를 만나지 못했다.
함봉실이 북한 선수단 본진과 함께 선수촌에 입촌한 반면 이봉주는 아테네에서북쪽으로 100㎞ 떨어진 소도시 시바에 별도의 캠프를 차렸기 때문.
대신 작년 파리 세계선수권과 제주 평화축전 등에서 만나 친분을 쌓아온 오인환삼성전자마라톤 감독과 강성두 북한 마라톤 총감독이 전령사가 돼 결전을 눈앞에 둔오누이의 마음을 전했다.
이봉주 캠프에서는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살려 마지막 순간의 컨디션 조절법을 '훈수'했고 함봉실 쪽에서는 2002부산아시안게임의 영광을 1주 간격으로 재연하자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작년 세계선수권에서 2시간25분31초로 북한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5위에 오른 함봉실은 32㎞ 고비까지 선두권에서 뒤처지지 않으면 메달권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8위를 차지하는 등 메이저 이벤트에서 상위권에 오른저력이 있기 때문.
그러나 올 시즌 기록은 2시간28분32초로 다소 저조한 편이다.
북한은 대구유니버시아드 하프마라톤 2위 조분희와 2시간26분대 기록을 갖고 있는 정영옥이 함께 달려 힘을 보탠다.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이미옥이 기록한 15위가 역대 최고 성적인 한국 여자마라톤도 사상 첫 톱 10 진입을 노린다.
96년 애틀랜타와 2000년 시드니에서도 오미자가 연속 도전장을 냈으나 각각 30위와 34위에 그쳤었다.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7년 묵은 권은주의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에 5초 차로 근접한 '뜀박질 소녀' 이은정(충남도청)은 이번이 풀코스 4번째 도전으로뛸 때마다 기록이 비약적으로 뛰어올라 기대를 높이고 있다.
나안 시력이 0.2로 마라토너로서는 보기 드물게 일반 안경을 쓰고 뛰는 이은정은 무료 라식수술을 제안한 병원도 있었지만 훈련 시간에 쫓긴다며 올림픽 뒤로 미룬 악바리다.
2시간30분대 기록을 지닌 최경희(경기도청)와 정윤희(SH공사)도 10위권 진입을향해 '업다운 코스'에 당찬 도전장을 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