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 갈수록 커지자 대형사 이어 중소형사들도 잇단 진출 자산운용업계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 등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연내 코스피100이나 헤지펀드 인덱스 등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ETF 시장에 진출한다. 올 들어 가장 먼저 시장 진출을 타진한 운용사는 인덱스펀드에 강점을 가진 교보악사운용이다. 교보운용 관계자는 “외국인ㆍ기관의 국내 ETF 투자가 늘고 있는데다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ETF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면서 “인덱스펀드의 대명사인 ETF 출시로 인덱스펀드 대표 운용사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운용이 첫 출시하는 상품은 코스피100지수를 추종하는 ‘교보악사POWERKOSPI100ETF(가칭)’로 금융감독원 상품 인가를 획득하는 대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설립된 키움운용은 헤지펀드인덱스를 복제한 ETF와 삼성전자 등 고가의 우량주만 담아 소액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ETF 상품 등을 연내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들어 국내외 운용사들이 개별 종목 대신 ETF를 담는 재간접펀드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데다 적은 비용으로 섹터나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ETF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에 앞서 지난해 초 코스피50지수를 추종하는 ‘한화아리랑KOSPI50ETF’를 출시했던 한화투신운용은 내달 중순 각각 코스피100과 KRX100 구성종목에 투자하는 ‘한화아리랑KOSPI100ETF’와 ‘한화아리랑KRX100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화운용은 앞으로 지수나 섹터에 동일비중으로 투자하는 방식의 ETF 상품을 특화 해 관련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중소형운용사들이 ETF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관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펀드 시장 규모가 2002년말 174조원에서 현재 302조원으로 73% 성장하는 동안 ETF 시장은 3,121억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23배 넘게 성장했다. 특히 2009년 387조원으로 불어났던 펀드시장이 최근 2년간 하향곡선을 그리는 가운데서도 ETF시장은 2009년 이후 2배 가까이 불어났다. 김경학 한국거래소 상품기획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전체 펀드에서 ETF의 비중이 5~7%에 달하는데 비해 국내 시장은 1.5%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펀드 내 비중이 5%까지 증가한다면 현 수준에서도 10조원 이상 성장 잠재력이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ETF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대형 운용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미래에셋그룹의 경우 이달 초 미래에셋증권이 자사 홈트레이딩시스템 거래시 ETF 거래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연간 이벤트를 시작한 데 이어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도 11개 신규 ETF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또 0.3%에 달하는 ETF 보수율이 부담스러운 기관투자가들을 공략하기 위해 맵스운용의 ETF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TIGER200ETF의 보수율을 오는 18일부터 업계 절반수준인 0.15%로 인하하기로 했다. ETF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삼성자산운용과 4위 업체인 KB자산운용도 신규 상품 출시로 방어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KB운용은 지난 15일 ‘KStar우량회사채ETF' 등 3개의 ETF를 한꺼번에 상장시키면서 기존 4위였던 한국투신운용과 자리를 맞바꿨다. 삼성운용도 올 6월까지 농산물 등 상품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ETF 3~4개를 추가로 상장시켜 자리 굳히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는 현재 89개인 국내 ETF 수가 상반기 중에 100여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경학 팀장은 “다양한 상품 출시로 투자수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올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올 상반기 내 상장지수펀드 수를 100여개로 늘려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