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국내은행 수익성 선진국과 비교해보니

ROA 美 절반… 저원가성 예금은 3분의 1<br>총자산이익률 2년 연속 하락… 상승전환한 영국·일본과 대조<br>수익 떨어져 부실채권 처리 미적… 버블붕괴 日 전철 밟을까 우려


ROA는 미국의 절반, 저원가성 예금은 3분의1도 안돼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지만, 금융 당국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여전히 ‘탐욕을 부리는 집단’으로 규정한다. 주요 은행의 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으로 내려 앉아도 관념의틀은 바뀌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국제적인 수준과 비교해 어느 정도일까.

11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뚜렷이 반등하는 해외 주요 은행들과 달리 국내 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주요 수익성 지표에서 선진국 은행들보다 턱없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2분의 1도 안 되는 ROA=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위기에도 주요국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ROA는 최근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은행의 ROA(연율 환산)는 0.30%로 미국(0.79%)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일본(0.46%)보다도 낮다.

더 큰 문제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2008년 -0.04%로 바닥을 친 뒤 ▦2009년 0.25% ▦2010년 0.59% ▦2011년 0.69% ▦2012년 0.75% 등으로 뚜렷한 V자 반등을 보였다.


일본, 영국 또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뒤 완만하게 마나 반등했다. 반면 한국은 2008년(0.48%)과 2009년(0.39%)만 해도 위기를 양호하게 피해가는 듯 했으나 2011년(0.66%)을 꼭지점으로 ▦2012년 0.47% ▦2013년 0.30% 등 되려 2년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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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저금리 기조에 취약한 구조다.

국내 은행들은 떨어진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 상황을 들여다 보면 해외에 비해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이 형편 없이 낮은 수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및 주요국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21.9%로 미국의 3분의 1도 안 됐다. 미국 외에 ▦영국 57.1% ▦일본 65.4% ▦독일 74.1% 등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다.

◇버블붕괴 일본전철 밟을라=은행은 수익성이 떨어지면 부실채권 처리에도 소극적이게 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일본의 경우 1991년 부동산버블이 붕괴됐지만, 1998년 최고점을 찍은 뒤에야 부동산ㆍ건설업 대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부실처리에 미적거리다가 몇 년 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소리다.

다행히 우리나라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아직까지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다. 자기자본대비 무수익여신비율(3.1%)과 무수익여신비율(0.6%)은 평균(각각 10.4%, 2.3%)보다 훨씬 낮다. 다만 올 들어 대기업의 잠재부실위험이 불거지는 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은 집계에 따르면 대기업 비우량등급대출 비중은 2008년 3월 8%에서 지난 6월 16.6%로 2배 이상 높아진 상태다.

결국 건전성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수익성 기반을 필사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익성이 높으면서도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중견기업을 개척해야 하는데 국내에선 자금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며 “결국 해외진출을 늘려 일본ㆍ중국(화교)들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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