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3분기 GDP성장률 수정치 발표파장

美 3분기 GDP성장률 수정치 발표파장 경착륙 우려에 나스닥 '낮은포복'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또 경착륙에 이은 불황까지 곤두박질하지는 않더라도 경기둔화세가 급격해지고 있다는 걱정이 커지면서 나스닥의 첨단기술주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처럼 경착륙에 대한 우려, 나스닥의 지속적인 하락 등이 어우러지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빠르면 내년 초 경기진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나스닥의 경우 금리인하라는 재료가 가시화되지 않는 한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29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3ㆍ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수정치는 2.2%로 4년만에 지난 96년 3ㆍ4분기(2%)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ㆍ4분기의 5.6%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준이며 미국의 잠재성장률(인플레 유발없이 달성할 수 있는 적정한 성장률) 3~3.5%를 한참 밑도는 것이다. 내년도 경제 전망과 관련 지난 30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GDP 성장률을 2%까지 내려 잡기도 했다.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지만 종전보다 경착륙을 우려하는 주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GDP 성장률 수정치는 한달전 발표된 추정치 2.7%(미 상무부는 GDP 성장률을 추정치, 수정치, 확정치로 세번 발표함)보다 많이 떨어졌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2~2.3%보다는 오히려 조금 높아진 수준이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소프트랜딩)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쪽에 손을 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다수 전문가들이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단서를 덧붙이고 있는 현실이다. GDP 수정치의 내용을 따져보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뒤섞여 있는 셈이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3ㆍ4분기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낮아졌을 뿐 4ㆍ4분기에는 다시 3%대로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국내 민간소비가 9월까지 4.4%의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아직 활발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착륙을 걱정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는게 스타인버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위스는 "미국 경제가 아직 연착륙과정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보지만 갈수록 먹구름은 커지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증시의 붕괴가 역으로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는 우려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GDP 수정치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보다도 부정적인 측면에 더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첨단기술주가 몰려있는 나스닥시장이 큰 타격을 받아 연일 연중 최저치 기록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내용중 미국 기업들의 세후(稅後) 수익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 점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기업실적 문제가 나스닥의 첨단기술주에 더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올 초에는 경기둔화의 영향이 구경제 블루칩에 집중될뿐 나스닥의 첨단기술주와는 무관한 일이라는게 지배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지금 월가에서 그런 얘기를 꺼냈다간 당장 쫓겨날 판이다. 경기둔화가 첨단기술주와 구경제 블루칩에 같은 비중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향후 고성장 기대감을 바탕으로 높은 주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첨단기술주가 그만큼 더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다. 이같은 경제상황, 주가 특히 나스닥의 하락세 등을 감안하면 FRB가 조만간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3ㆍ4분기 GDP 뿐아니라 28일 발표된 11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1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10월중 내구재주문도 예상외로 감소하는 등 4ㆍ4분기 경제지표들도 급격한 경기 둔화세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3ㆍ4분기 물가상승률도 1.9%에 그쳐 인플레는 통제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다음주 11월중 실업률만 어느 정도 높은 수준으로 나오면 FRB가 곧바로 금리인하 채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는19일의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기조를 '인플레 우려'에서 '중립'으로 바꾸고 내년 초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것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11/30 19:4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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