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답답한 수익률, ETF가 답이네

직접 투자서도 펀드 투자서도 '우울'

원고·지배구조 개편 기대… 내수·삼성그룹주ETF 매력 돋보여

■ ETF 투자전략 어떻게 짜야 하나





환율 민감도 낮은 음식료·유통·통신 강세

'한국투자삼성그룹주' 등 주간 수익률 3%대


실적 회복세 건설·금융업종 상품도 주목을


"여유자금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지만 수익률을 볼 때마다 답답합니다. 인터넷 주식 게시판에서 믿을만한 정보를 추려내 해당 종목을 사는데 주가는 항상 반대로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러다 팔면 또 오르고, 주식시장이 무슨 도박판 같네요." 대학생 이성규씨(남ㆍ26세)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안착 후 2,020포인트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중 저점과 비교하면 최근 석달 새 7%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수익률은 이에 한 창 미치지 못한다. 자금력은 물론 정보 측면에서도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에 뒤처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펀드에 들어가기는 부담스러운 수준. 물론 증시전문가들이 올해 코스피지수가 2,200포인트도 넘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수수료를 고려하면 펀드 수익률을 장담하기가 힘들다.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던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펀드 투자에 대한 실망감이 그 만큼 크다는 얘기다.

직접 투자에서 깨지고 펀드 수익률에 울었던 투자자라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주식보다 위험도가 낮은데다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는 총 153개. 업종이나 테마는 물론 상품까지 다양하게 분류된다. 입맛에 맞는 ETF 투자전략을 짜보자.

상장지수펀드(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펀드다. 가장 큰 장점은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 보다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 전체를 살 수도 있고, 업종이나 테마별로 투자해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는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또 주식과 같이 간편하게 사고 팔 수 있어 일반 펀드 투자보다 간편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기는 부담스럽지만 펀드 수익률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에게 ETF가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안정성과 수익률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ETF를 찾아보자.

◇이어지는 원화 강세…음식료 및 내수업종 ETF 주목해야=원화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수출 기업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요즘처럼 원화강세가 이어질 때는 해외 보다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내수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전문가들이 환율에 대한 노출 민감도가 낮은 음식료, 유통, 통신, 유틸리티 업종과 관련한 ETF를 추천하는 이유다.

지난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2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2월 초 1,080원대에서 형성됐던 환율은 최근 석 달 새 60원 가까이 급락했다.

환율 하락으로 내수소비재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관련 ETF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1일 종가 기준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 중 미래에셋TIGER생활소비재상장지수[주식]가 최근 3개월 동안 12.42%의 수익률로 가장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한화ARIRANG경기방어주상장지수(주식)의 3개월 수익률도 7.51%에 달했고, 미래에셋TIGER경기방어상장지수(주식)도 7.39%의 우수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이들 ETF의 공통점은 주로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필수소비재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필수소비재를 만드는 기업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미래에셋TIGER생활소비재상장지수[주식]의 경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CJ제일제당 등 경기비연동소비 관련주로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98.75%를 채우고 있다. 한화ARIRANG경기방어주상장지수는 네이버와 SK텔레콤 등 IT·통신업종과 함께 KT&G와 한국전력, LG전자의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원화가치가 단기간 급격하게 올라 환율 하락 속도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환율 하락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원화강세 시 유리한 ETF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연초 후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3%나 상승한데다 최근 정부의 환율 시장 개입 영향으로 환율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다"면서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있고, 유럽이 양적완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도 아직 멀어 원화 강세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음식료와 유통, 통신 등 대표적인 내수주의 경우 환율 리스크 노출 정도가 적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삼성그룹주 ETF도 반등=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의 후계 구도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 3세들이 지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삼성물산과 그룹 내 중간 지주회사 역할이 예상되는 삼성생명의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삼성그룹주들을 담은 ETF의 수익률도 최근 반등세가 뚜렷하다.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상장지수(주식)이 최근 일주일 새 4%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삼성KODEX삼성그룹주 상장지수[주식]과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상장지수(주식),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상장지수(주식)도 각각 3%대의 주간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상장지수의 경우 전체 투자바구니 중 24.36%를 삼성전자로 채우고 있으며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비중이 각각 13.75%, 9.12%에 달한다. 나머지 ETF들도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20% 넘게 투자하고 있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그룹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상장사에 대한 투자비중도 높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계열사 간 지분 재조정과 오너 일가의 지분율 확보 등 단기적인 수급 요인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봐도 사업구조 강화 효과로 투자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 기대 큰 건설·은행 ETF도 유망=실적이 바닥을 찍고 개선되는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건설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미 올 1·4분기 성적표를 통해 그 동안 주가를 짓누르던 실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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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GS건설과 대림건설,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 대표 건설주들이 주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건설업종 ETF의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삼성KODEX건설상장지수[주식]의 경우 2년 수익률은 -23.35%로 여전히 손실 규모가 크다. 하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1.18%의 플러스(+)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TIGER건설기계상장지수[주식] 역시 1.41%의 일주일 수익률을 기록하며 성과 회복에 나서고 있다.

강현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우디 얀부발전 프로젝트 등 일부 현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저가 수주 물량이 상반기에 준공된다"면서 "지난 4월까지 누적된 해외 수주 물량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 물량의 70%를 넘어서는 등 해외 플랜트 업황의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3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분양가가 증가하고, 신규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는 등 국내 건설경기도 살아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건설사들의 이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의 실적 회복세도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마진 개선에 힘입어 은행업종의 전체 순이익은 지난해 3조6,000억원에서 올해 6조1,7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를 각각 20% 이상씩 담고 있는 삼성KODEX은행 상장지수[주식], 미래에셋TIGER은행상장지수(주식)의 성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농산물·원자재도 눈여겨 보세요

잦은 이상기후로 변동폭 커 선물 직접투자보다 안정적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농산물과 원자재 등 상품 가격의 변동 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 여름 전 세계적으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10년 주기로 발생하는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농산물에 투자하는 ETF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역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현상이 5개월 연속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나타나면 동남아시아에는 가뭄이 들고, 페루를 비롯한 남미 서부지역에는 폭우가 내리는 이상기후가 발생한다.

따라서 동남아시아의 코코넛유를 비롯해 브라질의 커피, 옥수수 생산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고 공급 감소로 이들 농산물의 가격도 큰 폭으로 뛸 수 있다.

농산물에 투자하는 ETF로는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콩-파생]가 대표적이다.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콩-파생]은 영국령 저지섬에 설정된 콩 ETF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콩 가격 급등으로 3개월 수익률은 11.96%에 달한다. 미국 옥수수 펀드에 투자하는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농산물-파생]도 주목할 만 하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남미 지역에 가뭄이 들고, 옥수수 생산량이 크게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윤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이상기후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면서 농산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선물을 통한 직접 투자보다는 상장되어 있는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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