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정관영 듀오백코리아 사장

"숙명처럼 의자제조업 승계 지속 성장하는 기업 만들것"<br>듀오백 특허권 인수·코스닥 상장등 큰 역할<br>체계적 관리시스템 도입 성장기반 다지기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2세 경영인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제조업을 포기하면 과연 누가 우리 경제를 책임지겠습니까." 지금은 누구나 알고 있는, 뒤판이 2개인 듀오백 의자. 그러나 그 의자가 외국 업체가 아닌 우리 중소기업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주인공인 듀오백코리아로 정관영(35) 사장은 부친인 정해창(66) 회장의 사업을 이어 받은 이른바 '2세 경영인'이다. 듀오백코리아는 정 회장이 지난 1974년 인천 성남동에 설립한 '성남특수합판'을 모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의 책걸상에 쓰이는 교구 부품을 만들면서 '의자'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지난 87년 정 회장 이름을 딴 '해정산업'으로 사명을 바꾼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자체 브랜드 없는 제조업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정 회장은 본격적으로 의자 시장에 진출을 모색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들어서면서 교구시장이 하루 아침에 얼어 붙은 것도 변신을 재촉했다. 정 사장은 "학교 책걸상이 주요 품목인 교구 시장은 정부 조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만큼 IMF로 국가 재정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일반 고객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우연치 않게 정 회장이 지난 94년 우연히 알게된 독일 물리학자 브뤼닝 교수가 창안한 인체공학이론인 '듀오백'은 신규 사업 방향설정에 큰 토대가 됐다. 정 회장은 이 이론을 의자생산에 접목키로 결정하고 그 특허를 관리하고 있는 그랄사로부터 지난 2004년 특허권을 따내는 협상을 성사시켰다. 이를 계기로 사명을 듀오백코리아로 바꾸고 본격적인 생산에 나선 것. '듀오백' 의자는 앉아 있을 때 허리에만 집중되던 하중을 등 근육에 골고루 전달해 주는 기술을 적용했다. 또 두 개로 분리된 등받이와 3차원적인 특수 작동 고무가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 근육과 요추 부위를 마사지하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자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회사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98년 호주 그리피스대를 나와 이듬해부터 기획실장을 맡아 회사 경영에 참여, 듀오백 특허권 인수 및 코스닥 등록(2004년)에 깊숙이 관여했던 정 사장은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에 의자는 큰 축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공장에서 살면서 사업을 숙명처럼 받아 들였다"면서 "공장에서 아버지는 10명 남짓한 직원들과 일을 하셨고 어머니는 밥을 해주느라 항상 바쁘셨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그에게 공장은 집이자 놀이터기도 했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주말이면 회사 청소를 했고, 방학이면 회사에 나가 바쁜 일손을 거들었다. 그는 "당시 회사는 연 70억~80억원 정도 매출을 하고 있었지만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입사후 가장 먼저 제대로 된 회사의 틀을 갖추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2세 경영인에 대한 상속세 및 증여세와 관련, 정 사장은 "회사를 물려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상속세를 물리는 것보다는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회사를 매각하는 경우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되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혜택을 줘야 한다"면서 "실현하지 않은 자산에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들 4형제를 두고 있는 그는 '사업을 이들에게 승계시킬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냥 웃으며,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지만 기업은 살아 남아야 이름을 남긴다'는, 그가 회사에 붙여놓은 문구를 가리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다양한 디자인 제품생산^ 美진출 추진 ■ 올 경영계획은 듀오백코리아는 올해 '디자인 혁신'과 '수출 확대'에 전력할 계획이다. 듀오백의 특허기한이 오는 2009년 7월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듀오백은 그래서 지난해 서울 목동에 설립한 인간공학디자인연구소를 토대로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하는 한편 책상ㆍ침대ㆍ시스템가구 등에도 진출, 인체공학을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기존 일본ㆍ싱가포르ㆍ중국 등 동남아 등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