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젊은 피' 오너 3세들 변화를 선도한다

그룹 이미지 개선서 포트폴리오 재편까지 새바람

정남이·조현민·정기선·김동관 등 활약 두드러져

좌측부터 김동관 실장, 조현민 전무, 정기선 부장.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는 '마루180'이라는 이름이 붙은 벤처기업 전용 건물이 들어섰다. 미국의 벤처타운을 연상시키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이곳은 다름 아닌 현대중공업 산하 아산나눔재단이 설립한 곳이다. 중후장대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닌 현대중공업과 창의성과 열정으로 대변되는 벤처기업을 잇는 연결고리는 바로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녀 정남이(31) 아산나눔재단 기획팀장이다. 정 팀장은 지난해 1월 아산나눔재단의 신설 기획팀장으로 입사한 후 1년 3개월여 만에 마루180이라는 새로운 재단 사업모델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B2B기업이면서도 젊은 일반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2010년 대한항공의 텔레비전 광고는 한 젊은 여성이 뉴질랜드의 명소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모습으로 관심을 끌었다. 장면의 주인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31) 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전무. 조 전무는 2007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2010년 임원으로 승진한 후 본격적으로 회사의 광고 업무를 이끌고 있다.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등이 모두 조 전무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광고를 본 뉴질랜드와 캐나다 관광당국은 조 전무에게 감사패를 전하기도 했다. 스토리텔링 방식의 젊고 감각적인 TV광고는 그 이전까지 보수적인 느낌이 강했던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대 젊은 오너 3세들이 그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단순히 경영수업을 받는 수준을 넘어 그룹의 이미지 개선에서부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까지 다방면으로 변화를 일궈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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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경우 최근 태양광 사업의 정상화와 함께 주목받는 인물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1) 한화큐셀 마케팅 실장이다. 김 실장은 2010년 ㈜한화로 입사한 후 그해 말부터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라원의 등기이사로 활동했다. 한화솔라원에서 기획실장을 맡은 후 지난해부터는 한화큐셀 독일본사에서 마케팅 실장을 맡고 있다. 입사와 함께 태양광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셈이다. 한화가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배경에도 김 실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올해 1·4분기 태양광사업에서 2011년 2·4분기 이후 12 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젊은 오너들의 활동은 앞으로 재계에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준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32) 부장도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아들인 장선익(31)씨도 현재 미국 뉴욕지사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29) 매니저도 최근 한화L&C로 입사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모두 수년 내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재계의 대표적인 3세 경영인들도 대개 30대 초중반에 임원을 달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젊은 3, 4세 기업인의 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재계의 차세대 리더층이 점점 두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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