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하늘에는 '신궁' 바다에는 '해성'

[대한민국 국방과학기술의 현재와 미래비전] 유도무기 기술





[파퓰러사이언스] 대한민국 무기체계 개발의 산실인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올해로 창설 4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국과연은 다양한 무기개발을 통해 국방력 강화에 앞장서 왔음은 물론 무기체계를 국산화해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 특히 90년대 중반부터는 첨단 IT 기술을 적용한 세계적 수준의 명품 무기들을 독자 개발하여 방산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방산 수출 규모 확대에 따라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호에 이어 두번째로 걸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기체계의 개발과정과 우수성, 미래비전에 대해 살펴본다. 유도무기 기술은 적외선, 레이저, 전파 등을 이용해 유도탄을 표적으로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고도의 정밀기술이 요구되는 유도무기의 개발과 생산은 곧 미래전에 대비한 전력강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우리 기술로 개발된 최첨단 유도무기들이 속속 실전 배치되면서 자주국방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현대전은 이라크 전쟁과 같이 지휘통제감시정찰(C4ISR) 시스템과 정밀타격 무기체계가 연동된 '네트워크 중심의 기술전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쟁 방식도 네트워크 중심 전, 효과 중심전, 동시통합전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먼 저 보고, 먼저 결심하여, 먼저 타격'을 가하는 초전 승리 체 계로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이에 맞춰 센서, 광학, 전자통신, 신소재 등의 첨단과학 기술들이 무기체계에 적용돼 정밀타격이 가능해지고 있으 며 유도무기체계는 이런 정밀타격체계의 주역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은 지난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ADD) 를 설립한 후 미래전을 예견, 1974년까지 단거리 전술유도 탄을 개발·생산하고 1976년까지 지대지 유도탄을 개발하 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국과연은 1972년 항공공업 육성 계획 수립에 이어 1974년 유도무기 개발에 관한 방침을 세웠 으며 연구인력 확보, 연구실 및 시험시설 건설 등 연구 인프 라를 구축하면서 비밀리에 유도탄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978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7번째로 지대지 유도무기 '백곰'의 시험발사에 성공,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후에도 국과연은 전술 지대지 미사일 '현무', 단거리 지 대공 유도무기 '천마',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 휴대용 대공유 도무기 '신궁', 그리고 장거리 대잠유도무기 '홍상어' 등의 개 발에 연이어 성공함으로써 우리 군의 전술, 전략무기 현대 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 자동 표적 추적으로 진화 일반적인 유도탄은 앞으로부터 탐색기, 유도·조종장치, 탄 두·신관, 추진기관, 기체와 고정날개·조종날개 등으로 구 성된다. 이 같은 유도탄의 설계는 공기역학, 제어공학, 항공구조, 화공학, 물리학, 전자공학 등과 관련된 고도의 기술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유도무기체계의 구성에는 유도탄에 더해 발사를 위한 발사대와 발사통제장비, 레이더 등이 필 요할 수 있다. 유도탄의 목적은 탄두의 수송이다. 유도탄은 한 개 이상 의 탄두를 탑재하게 되는데 용도에 따라 요구되는 파괴력을 갖도록 한다. 견고한 지상 표적을 공격하려면 고폭약의 단 일 탄두를 사용하거나 2개 이상의 탄두를 직렬로 배치, 목 표물에 침투하여 순차적으로 폭발토록 하기도 한다. 대공유도탄의 경우 적의 항공기에 근접하여 폭발하도록 설계되며 이때 는 많은 파편이 비산하도록 하여 적 항 공기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대전차유 도탄은 전차의 철갑을 고열로 녹여 관 통할 수 있도록 성형장약을 이용하고 있다. 유도기술은 근본적으로 표적의 특 징을 파악해 찾는 것을 말한다. 대개 적외선, 레이저, 전파 등을 활용하지만 최근에는 '발사 후 망각' 방식으로 유도 탄을 발사한 후 유도탄이 스스로 표적 을 찾아가게 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유도탄 운용자가 유도탄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유도에 직접 관여하기도 한다. 기계가 아닌 사 람이 참여하므로 정확성을 배가할 수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무인항공기(UAV)를 출 격시킨 뒤 미국 LA에 있는 조종사가 UAV의 헬파이어 유도 탄을 발사했던 것이 그 실례다. 유도탄의 비행에는 2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추력 조절장 치로 추진기관을 제어하게 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유도탄 의 속도가 늦거나 대기권처럼 공기가 희박한 곳에서 사용하 는 방법이다. 을 하는 것이다. 기본적 원리는 항공기의 조종과 같다. 엔진 을 사용하는 순항유도탄의 경우 장거리 비행을 위해 효율 좋은 터보팬 제트엔진을 사용하기도 하고 초음속 비행을 위 해 램제트 엔진이 쓰이기도 한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희박 한 공기에서도 비행할 수 있도록 스크 램 제트 엔진을 개발 중에 있다. 현무와 천마 '북방을 지키는 신'이란 의미의 현무는 지면의 고정 표적 등 적의 위치를 정 확히 알 수 있을 때 사용하는 탄도 유 도탄이다. 포탄처럼 포물선을 그리기 때문에 탄도라는 말이 붙었다. 이 현무 유도탄은 관성항법 유도무 기로 지상 장비의 도움 없이 미리 설정 된 가상 궤적에 따라 스스로 표적을 타 격한다. 이를 위해 관성항법장치와 항 법컴퓨터, 그리고 유도탄 자세를 측정 하는 가속도계, 각속도계 등의 센서들 이 탑재돼 있다. 유도탄은 이 장치를 이용해 스스로 유도탄의 위치, 자세, 속도를 계산하고 유도기법에 따라 구동명령을 생성하 여 구동장치에 전달함으로써 표적으 로 향하게 된다. 현무의 유도무기체계 는 전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동식 발사대로 운용되는 전천 후 유도무기체계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순항유도탄은 목표물에 이르는 지형을 컴퓨터에 입력시킨 후 유도탄이 비행하면서 실제 지형과 비 교하는 지형대조항법(TERCOM)이나 GPS 기술을 접목해 관성항법장치의 오차를 보정하여 목표물을 타격하는 유도무기체계다. 미리 입력된 임무계획에 따라 적 레 이더망을 피하는 비행경로를 생성, 비 행고도를 유연히 제어할 수 있으며 장거리 비행을 위해 액체 추진기관인 제트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미국의 토마호크가 대표적 순항유도탄이다. 대공유도탄은 적 항공기의 요격을 위한 유도무기로 개발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항공기의 공격을 많이 받은 영 국과 가미카제의 공격을 받은 미국이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항공기를 추적하고 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레이더로 아군 지역으로 공격해오는 적기를 탐지하고 추적하다가 항공기가 사정권에 들어오면 유도탄을 발사한 다. 이 때 시선(LOSt) 지령 유도를 하게 된며 발사된 유도탄 은 이 시선 지령에 따라 비례항법으로 유도돼 적기를 격추 한다. 이 대공유도탄의 유도를 위해서 탐지 추적 이후 유도 탄에 유도명령을 내리는 매우 복잡한 형태의 체계를 구성한 다. 국과연이 개발한 천마가 이에 속한다.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 '신궁' 전술적 면에서 2차 대전 이후 휴대용 대공유도무기(P-SAM)의 출현은 기 존의 재래식 전쟁 양상에 새로운 장을 여는 획기적 사건이었다. 지형지물을 이용해 저공으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 를 기습공격할 수 있는데다 짧은 작전 반응시간 내에 우수한 명중률을 발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형 휴대용 대공유도무기(KPSAM) '신궁'은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 기, 헬기에 대한 방어능력을 제공하는 무기체계로 선진국의 유사체계보다 우 수한 성능의 한국형 독자모델이다. 최 전방 야전부대와 함께 차량 또는 도보 로 기동하면서 운용이 가능해 우리나라처럼 산악이 많은 지형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국과연은 이러한 운송의 편의성을 고려, 부품의 고집적 화와 정밀가공을 통한 소형화·경량화 완성했다. 또한 소형 유도탄 안정화에 적합한 1축 유도조종 및 회전유도탄 공력 설계를 적용했으며 '발사 후 망각' 방식을 통해 사격 후에도 사수가 표적을 계속 조준해야 하는 불편함을 극복했다. 작전지역에서의 대응 속도를 높이고 기동력 향상을 목표로 추 진기관에 이중추력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저고도로 침투 하는 적 항공기에 대비, 최대 비행속도는 음속의 2배 이상 이다. 적 항공기를 향해 발사하면 유도탄은 항공기에 근접 하여 자동폭발, 수백 개의 파편으로 항공기의 기체를 관통 하여 격추시킨다. 특히 전투기가 열추적 유도탄을 따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기만용 섬광을 정확히 식별, 목표물을 명중 시키며 주야 작전능력 및 피아(彼我) 구별 능력까지 보유하 고 있다. 이외에도 신궁은 국내 개발로 인해 많은 비용 절감을 꾀 할 수 있고 기술 발전에 따른 독자적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는 장점이 있으며 더 나아가 방산업체의 활성화에도 기여했 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함 유도탄 '해성' 최초의 대함 유도탄은 2차 대전 중에 만들어졌지만 현재와 같은 모양을 갖춘 것은 구소련 당시 개발된 스틱스 유도탄이 다. 중동전쟁이 발생한 지난 1967년, 이스라엘의 구축함 에 일랏호가 이집트 코마급 유도탄정이 발사한 스틱스 유도탄 에 격침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비로소 이 무기체계에 놀라움 을 갖게 됐다. 또한 지난 1982년 포클랜드 전에서 아르헨티나 공군이 발사한 프랑스제 엑조세 유도탄에 영국의 구축함 셰필드호 가 격침되는 사건이 일어나며 대함 유도탄은 해군에게 중요 한 무기체계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대표적 대함 유도무기는 하푼으로 마이크로파 탐색기가 전방 좌우 부채꼴로 빗자루로 쓸듯 전파를 송신하 면서 적함을 탐지한다. 이 때 표적으로 인식되는 적함이 발 견되면 유도탄이 적함을 향하도록 추적한다. 우리 해군은 하푼 유도탄을 도입·운용하면서 하푼보다 우수한 무기체계의 개발을 국과연에 요청했다. 이에 국과연 은 지난 1996부터 2년간의 탐색개발 연구를 거쳐 1998년 말부터 2003년까지 5년 동안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했다. 이렇게 7년에 걸친 연구개발 결과가 바로 대함유도탄 '해성' 이다. 해성은 로켓부스터로 발사되며 발사 이후 소형 터보 제트엔진으로 저고도로 비행하여 적함을 공격한다. 터보제트엔진은 유도탄이 혹한기부터 혹서기의 대기 조 건에서 충분한 기동을 할 수 있는 추력을 제공한다. 또한 해 성에는 적함에 침투, 폭발할 수 있도록 관통형 탄두가 채용 됐으며 충돌 후에 함내에서 폭발하도록 신관을 설계했다. 덧붙여 소형 표적의 타격에 맞춰 충돌 즉시 폭발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고 아군 함정의 피격 상황에 대비, 로켓부스 터와 탄두에 최신기술을 적용해 함정이 피격돼도 화재만 일 으킬 뿐 폭발하지 않도록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성은 소형 표적의 1차 표적 공격에 실패해도 다시 되돌아와 재차 공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 며 다수의 변침(針路)점을 적용, 복잡한 전술환경에서도 효 율적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다. 발사 이후에는 사전에 입력 된 자료로 비행하게 되므로 '발사 후 망각' 방식의 대함 유도 무기다. 즉 해성은 다양한 공격모드, 장거리 공격 능력, 독 자적 대전자전 방어능력을 보유한 세계 최고 성능의 유도무 기라 할 수 있다. 글_ 윤석구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윤현로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