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韓부총리 '재의요구권' 强手쓸까

금리를 둘러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현행 한국은행법상 재경부 장관에게 부여된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법 제5장 91조 1항에는 재경부 장관이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이 정부의 경제정책과 상충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만약 금통위가 의결한 금리결정에 대해 재경부 장관이 승복하지 못할 경우 다시 의결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셈이다. 재경부 장관이 재의를 요구하면 재의결 기준이 과반수 찬성에서 5인 이상 찬성으로 강화되고 다시 재의결이 될 경우 최종 결정권이 대통령에게 위임된다. 이와 함께 재경부 차관이 금통위에 배석해 정부의 의견을 전달하는 ‘열석발언권’도 행사할 수 있다. 지난해 금리인하를 둘러싸고 이헌재 전 부총리와 박승 한은 총재의 대립이 극에 달했을 때 김광림 전 차관이 열석발언권을 행사할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한은법 개정과정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칙아래 생겨난 조항”이라며 “재경부가 투표권은 없지만 한은법상 금리정책에 대한 발언권이 명시돼 있어 ‘금리정책’에 대해 함구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은측은 부총리가 전례에 없는 실력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정부가 법적인 문제까지 거론하는 상황에 대해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법상 재의요구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절차에 대한 세부규정은 전혀 없다”며 “열석발언권 등 사전에 의사전달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재의요구를 한다는 것은 금통위의 중립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