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본격 바둑'을 제안한다

제1보(1∼12)



쌍방이 몹시 바쁜 처지였기 때문에 휴식없이 제2국이 바로 다음날 속개되었다. 1인당 제한시간 1시간은 젊은 그들에게 체력적 부담을 거의 주지 않는다. 최근에 와서 한국의 타이틀매치는 속기로 가고 있다. 1인당 3시간이 주어지는 기전은 국수전과 GS칼텍스배와 천원전이 남았을 뿐이다. 명인전은 2시간, 올레KT배는 1시간, 십단전과 물가정보배와 맥심커피배는 10분, KBS바둑왕전은 5분이다. 여류 기전 가운데서는 여류국수전이 3시간, 여류기성전이 1시간, 여류명인전은 30분이다. 바둑리그는 1인당 30초 10회가 주어진다. 바둑리그가 지나치게 속기화했다는 비판이 있자 작년부터 양념삼아 장고바둑(1인당 1시간 30분)을 곁들여 구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1시간 30분의 시간을 장고라고 한 것이 과연 합당한지는 의문이다. 실무자들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새로운 명칭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 이 지면을 빌어 새 명칭을 제안한다. '본격바둑'이 어떨는지. 흑백이 바뀌어 이세돌이 백번이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백8의 슬라이딩은 상식처럼 되어 있었는데 90년대 중반에 흑9라는 괴이한 초식이 등장하고 나서는 백의 입장에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백8로 달리려면 흑9의 뒤통수 일격을 각오해야 한다. 백8이 두어지기 직전에 허영호8단이 사이버오로 생중계 사이트에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10을 올렸다. 이세돌은 이 패턴을 즐겨 쓴다는 해설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이세돌은 백10을 얼른 두지 않고 3분쯤 시간을 쓰자 이번에는 참고도2를 최신 버전이라는 설명과 함께 올렸다. 과연 이세돌은 백12로 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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