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0시부터 파업을 강행하려던 금융노련이 28일 밤부터 은행측과 핵심쟁점에 대한 막판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구조조정을 둘러싼 은행 노사분규가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柳時烈 제일은행장 등 9개 은행장과 秋園曙 금융노련위원장 및 9개 은행노조대표들은 이날 밤 11시30분께부터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나 인원감축의 폭과 시기,퇴직위로금의 규모 등을 놓고 집단 철야협상을 벌였다.
협상에서 노사 양측은 퇴직자들에게 통상임금 기준 9개월분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한다는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접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양측은 이와함께 은행별 사정에 따라 경영개선을 위한 인원감축도 최소화한다는데 원칙적으로 견해를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조측은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30%의 인원을 오는 2천년까지 3년에 걸쳐순차적 감축을 요구한 반면 은행측은 인원감축의 폭에 대해서는 신축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감축시기는 `연내 마무리'를 고수,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다.
이에앞서 노조측은 철야농성을 벌일 예정이던 9개 은행 본점에 경찰이 30개 중대 4천여명의 병력을 배치, 노조원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협상에 임할 수 없다"고반발, 당초 오후 7시로 예정했던 협상이 4시간30분 동안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노사 양측은 그러나 노사정위원회 실무위원장인 국민회의 丁世均의원과 李甲用민주노총위원장의 주선으로 `경찰은 각 은행 본점에서 철수하고 노조는 은행본점을점거하지 않는다'는데 합의, 가까스로 협상에 들어갔다.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이에앞서 朴인상 한국노총위원장과 함께 명동성당에서농성중인 파업지도부를 방문, "은행 노사양측이 협상을 통해 경영개선 이행계획서중 인원조정 문제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협상의돌파구를 제시했다.
경찰의 봉쇄로 농성장인 각 은행 본점에 들어가지 못한 노조원 2만여명(경찰추산)은 금융노련의 지침에 따라 명동성당에 속속 집결, 철야농성을 벌이며 협상경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에따라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29일 오전중의 은행업무는 부분적인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야협상이 결렬돼 9개 은행이 동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월말과 추석 자금성수기를 앞둔 기업과 상인들의 자금운용에 차질이 빚어지는등 금융대혼란이 우려된다.
파업을 결의한 9개 은행은 조흥, 상업, 한일, 외환, 평화, 충북, 강원 등 조건부 승인 7개 은행과 제일, 서울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