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대섭의 훈련일지 엿보기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안상호 기자] 그린에 쏟아지던 스포트라이트를 뒤로 하고 잠시 무대 뒤편으로 떠나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또 다른 일상을 올시즌 상금랭킹 2위인 김대섭(28, 삼화저축은행)을 통해 지켜봤다. 혹서기나 혹한기로 인해 국내 투어대회가 열리지 않는 비시즌이 되면 선수들은 못다한 휴식을 취하거나 체력보완 및 스윙교정에 들어간다.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던, 국내에 남던 간에 훈련내용은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전지훈련을 떠나는 이유는 계절적인 특성과 골프에 몰두할 수 있는 더 나은 환경 때문이다. 체력은 골프의 기본 지난 8월, 경기도 용인시 라온골프연습장에 위치한 골든레이쇼 골프피트니스&아카데미에서 이른 아침부터 훈련을 하고 있는 김대섭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휴식기인 요즘 뭘 하고 지내냐'였다. 투어 8년차인 그에게서는 뭔가 성실한 대답이 나올 것 같았다. "뭐, 할 게 있나요. 그냥 놀죠." 의외의 대답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십대의 끝을 향해가는 그에게 너무 기대한 걸까'라는 생각도 잠시였다. 훈련을 시작한 그에게는 잠시의 여유도 없었다. 무엇보다 현재는 골든레이쇼 소속이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지은희의 웨이트트레이너였던 이종진 씨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그녀가 말했다. "자, 이번에는 지난번에 했던 자세에 변화를 줘볼까요?" 김대섭의 눈이 잠시 커졌다 원래대로 돌아왔다. 지켜보던 기자에게도 친절히 설명을 해줬다. "골프스윙은 아주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동작이기 때문에 가진 힘을 순간적으로 모두 폭발시켜야 하죠. 그래서 순발력을 요하면서 최대의 힘을 낼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또박또박 하는 설명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대섭이 대회가 없을 때 이곳에서 운동을 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3일 정도다. 찾을 때마다 반나절 정도 훈련하고 간다. 어느새 그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거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클럽 교체는 신중을 기해 시즌이 진행되고 있을 때 선수들에게 민감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민감한 것을 고르라면 클럽교체라고 할 수 있다. 2년 연속 상금왕을 확정지은 배상문은 지난해 몇몇 클럽 업체에서 좋은 조건의 스폰서 제의가 들어왔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캘러웨이 클럽을 바꾸기에는 너무 민감한 사항이라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간이 가장 넉넉한 겨울에 클럽을 교체한다. 대부분 2~3개 브랜드의 클럽을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클럽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가장 많이 교체하는 것이 드라이버다. 클럽을 교체하면 샷데이터 분석에서부터 실제 라운드 테스트까지 진행된다. 김대섭도 기존에 사용하던 요이치골프 TR 아이언을 신형인 GT-01로 바꾼지 몇 달이 되지 않아 트랙맨으로 스윙분석과 샷분석을 받았다. 조태현 요이치골프 대표는 "대섭이가 클럽을 GT-01 아이언으로 교체하고 난 뒤 아이언샷 거리가 10야드 정도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K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장타자들의 7번 아이언 거리가 170야드 정도다. 아이언을 바꿀 때 선수들이 가장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은 클럽 번호별 샷거리다. 자신이 원하는 공략 지점에 볼을 정확히 떨어뜨리려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대섭은 휴식기 때 코스에 나가 라운드 훈련을 하기보다 샷을 가다듬고 체력을 쌓는데 더 집중한다. 각기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러한 밑바탕이 김대섭을 후반기 KPGA 투어 돌풍의 주역으로 만들었다. 그는 후반기에만 시즌 1승과 함께 준우승도 2차례 기록했다. 열심히 흘린 땀이 일구어낸 메아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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