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설비투자 '환란' 이후 최저

1분기 8.9%…그나마 절반은 수입자본재<br>한은 '3분기까지 다소 회복' 조심스런 전망

국내 설비투자 '환란' 이후 최저 1분기 8.9%…그나마 절반은 수입자본재한은 '3분기까지 다소 회복' 조심스런 전망 국내 설비투자가 '환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도 신규 투자되는 설비의 절반은 해외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최근의 설비투자 동향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설비투자율(설비투자액/GDP)은 올 1ㆍ4분기 현재 8.9%로 지난 98년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율은 99년 10.3%, 2000년 12.8%로 일시 상승했으나 2001년 11.0%로 하락세로 돌아선 후 2002년 10.4%, 2003년 9.5%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수입자본재에 의한 설비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최근 수출과 내수의 단절을 설명하는 주요 단서로 꼽힌다. 수입자본재에 의한 설비투자 비중은 올 1ㆍ4분기 현재 48.0%로 50%에 근접, 지난해 말의 42.2%보다 5.8%포인트 올랐다. 97년 37.1%에서 98년 30.2%로 떨어진 후 올해까지 줄곧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는 것. 이 같은 현상은 최근 호황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ㆍLCD 등의 해외 부품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장비는 70% 이상을, 정밀기계는 90% 이상을 해외에서 들여온다. 한은은 "최근 수출 호황으로 고성장을 이루고 있는 LCDㆍ집적회로(IC)ㆍ무선통신장비 등은 해외 부품 의존도가 높아 국내 산업에 대한 '후방연쇄효과'가 미미하다"며 "이처럼 수출의 국내 투자 유발효과가 떨어진 것이 최근 설비투자 부진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운수장비ㆍ기계장치 부문에서도 국산 설비는 마이너스 14.1%를 기록한 반면 수입 설비는 20.8%나 폭증했다. 수입자본재에 의한 투자가 급격히 늘면서 기계류 수지 적자규모 증가와 전체 무역수지의 흑자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로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기계류와 부품의 수입이 늘면서 대일 무역적자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투자 부진이 언제쯤 해소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까지는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 한은은 최근 설비투자 조정 압력이 1ㆍ4분기 7.9%, 5월에는 8.9%까지 높아져 2ㆍ4분기와 3ㆍ4분기에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마저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상 설비투자 조정 압력이 오르면 1분기의 시차를 두고 설비투자가 증가해왔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상관관계가 희미해졌기 때문. 김영태 한은 국민소득팀 과장은 "지난해 4ㆍ4분기 설비투자 조정 압력이 크게 올랐지만 올 1ㆍ4분기까지도 뚜렷한 설비투자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3ㆍ4분기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 후 4ㆍ4분기에는 다시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지표상으로 투자가 살아난다고 해도 내수 비중이 높은 산업의 증가세가 미미하고 일부 대기업에 국한돼 있어 체감과 지표간의 괴리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혜경 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07-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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