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들이 현재의 금리수준은 여전히 ‘경기 부양적’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한국은행이 밝혔다. 한은이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콜금리의 추가 인상 필요성에 동의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16일 주재한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은 콜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와 금융기관 여수신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기업들은 추가 금융비용 부담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업들은 연초부터 회사채를 미리 당겨 발행하는 등 대비를 해왔고 중소기업도 그동안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다만 가계 부문은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많은 서민층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나 각 은행들이 대출확대에 나서고 있어 그 정도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장들은 또 주택담보대출은 정책금리 인상의 영향과 일부 지방의 저조한 아파트 분양률과 입주율 등으로 볼 때 앞으로 신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는 최근 급락했지만 글로벌 증시 약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실해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은행장들은 이 자리에서 현재의 유동성비율 규제가 너무 엄격하다며 이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대출채권 유동화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시장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현재 분기 말을 기준으로 3개월 이내 유동성자산이 3개월 이내 유동성부채의 100% 이상이 되도록 규제를 받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는 신상훈 신한은행장, 김종열 하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 강권석 기업은행장, 정용근 농협 신용대표이사, 장병구 수협 신용대표이사, 김종배 산업은행 부총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