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형마트-제조업체, 우유 품질 싸고 갈등 커지나

"제품 질 떨어진다" 이마트, PL제품 판매 중지에<br>대형마트 "광고비 줄이면 품질 유지 가능"<br>제조업체 "가격 낮아지면 質하락 불가피"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매일유업과 빙그레가 생산하는 이마트 자체브랜드(PL) 우유의 판매를 중지키로 한 것과 관련 PB(유통업체브랜드)상품을 둘러싼 대형마트와 제조업체간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이번 결정은 PB우유가 NB(제조업체 브랜드) 우유보다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밝히고 있어 전체 대형마트 PB 상품의 품질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0일부터 매일유업과 빙그레의 PL우유의 판매를 중단하고 재고로 가지고 있는 4만개의 제품을 전량 폐기 처분했다. 이마트는 자체 품질조사를 거친후 재판매를 할지 상품을 교체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매일유업과 빙그레 측은 “우유 제품이 농림수산유통부의 품질 관리 대상 품목이라 안전성에 있어서 문제가 없다”며 “NB제품과 큰 차이는 없다”고 해명했다.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이마트의 우유 판매중단은 대형마트와 제조업체의 PB상품을 둘러싼 곪은 상처들이 터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면서 상황에 따라 양측간 갈등이 커질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PB 품질은 NB와 같지만 가격은 싸다? =제조업체는 대형마트로부터 NB와 품질이 동일하지만 가격이 낮은 PB 상품을 만들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 대형마트는 “제품 가격 중 30%가 마케팅 비용이라며 PB 상품은 마케팅이나 광고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같은 품질로 싸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 측은 “광고비가 전체 매출액의 2~3%정도에 불과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업체의 경우에는 NB제품에도 광고를 하지 않고 있어 더 이상 줄일 비용이 없다”며 “제품 가격이 낮아지면 당연히 그 외 부분(품질)에서 비용을 줄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번에 문제가 되는 PB 우유의 경우에도 매일유업 측은 1997년에 처음 납품할 때부터 PB 우유(1L) 패키지에 1등급 우유라고 명시해 NB제품(1A등급)과 차별화를 두었다고 말했다. 잘나가는 NB 상품에 대한 PB 제품 강요도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게 제조업체들의 주장이다. 빙그레의 경우 이마트에서 1년 반정도 바나나맛 우유 PB 상품을 만들라고 강요를 받았지만 거절하자 작년 5월 경에 딸기우유와 저지방 바나나맛 우유를 2주 동안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다. 결국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 이마트 PB상품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가격파괴 열풍에 대형마트의 PB 제품 경쟁이 가열될수록 손해는 제조업체가 보는게 현실이다. 대형마트가 PB 상품을 만들면서 기존의 NB 상품의 매대가 줄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당국의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관계자는 “PB 상품에 대한 부당 행위는 을 입장인 제조업체가 말을 해줘야 하지만 마트 눈치를 보는 탓에 조사가 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제조업체-유통업체 상생해야= 대형마트는 PB 제품 대부분을 식품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양측간 갈등구조가 형성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당초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대형마트의 유통망을 이용,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값싸게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식품 제조업체를 압박, 값을 낮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공정위 관계자는 “PB 상품은 영업력과 자금이 부족한 중소 업체에게는 부대 비용없이 판매할 수 있어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다만 대형마트에서 납품업체에 대한 정당한 이윤을 보장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부분의 PB 상품의 경우 NB보다 가격이 20% 정도 싸지만 제조업체를 위해 가격 폭을 더욱 줄여야 한다는 것. 또한 제조업체들도 제품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소비자도 단순히 PB상품을 값이 싼 제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브랜드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