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수뇌부는 6일 이라크 전쟁 발발시 유가급등을 막을 수 있는 충분한 물량의 석유를 세계시장에 공급할 수 없을지 모른다며 수급 악화 가능성을 경고했다.알바로 실바 OPEC사무총장은 이날 이라크 전쟁시 예상되는 수급물량 감소분 보전을 위한 OPEC의 대응태세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라크 전쟁의 파장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다만 이라크의 수출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지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하루 500만배럴을 별도로 생산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의 석유수출 물량은 매주 큰 폭의 변동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 1일까지 한주간 276만배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리왈누 루크만 OPEC 의장도 지난 5일 OPEC가 논리적으로는 수요에 부응할수 있는 충분한 잉여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나 수급여건이 얼마나 악화될지에 대해서는 파악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루크만 의장은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전쟁의 영향권 아래 놓일 경우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국제에너지연구센터(CGES) 석유전문가인 줄리언 리는 "OPEC의 이같은 입장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예상되는 파장에 대해 OPEC 지도부가 갖고 있는 깊은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는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에서 퇴각하던 이라크 병력에 의해 유전이불타면서 수급여건이 크게 악화됐던 상황과 유사한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 전쟁이 다른 나라로 확산될 경우 석유업계에 심각한 파장을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분명히 머리를 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OPEC 회원국들도 다른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이라크 전쟁의 파장을 경고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우디는 지난 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당시 평균 생산량 500만-800만배럴보다 산유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