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장관은 "국민통합은 사회갈등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며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단순히 국민이 뭉치는 것을 통합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 위치한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국민통합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문 후보 선거 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역임했고 한때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정치 멘토'로 불리기도 해 박근혜 당선인 입장에서는 '적장(敵將)'이라고 볼 수도 있다.
윤 전 장관의 이날 간담회 참석은 하태경 국민대통합위 총괄 간사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하 간사는 윤 전 장관과 대북정책 세미나 등에서 여러 차례 만난 인연이 있다. 윤 전 장관은 간담회에서 "국민 대통합은 갈등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잘 관리하고 조절해 국민의 의사를 하나로 모아가는 시스템이 잘 작동해야 이뤄진다"며 "그것은 정치의 역할인데 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또 "(박 당선인이) 국민통합에 대해 어느 한 특정집단이나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뭉치는 것을 통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으면서 당선인이 소통 스타일을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바꿔 나가지 않으면 최근 '밀봉인사'로 인한 패착들이 새 정부 들어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대통합위는 윤 전 장관과 간담회 내용을 영상으로 기록해 정리한 뒤 박 당선인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국민대통합위는 지난 17일부터 시민사회 관계자 및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사회원로 등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국민통합 방안을 청취해왔으며 이를 종합해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