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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노후밑천 굴려라”…퇴직연금 펀드 ‘봇물’

초저금리로 인해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지자 자산운용사들이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펀드를 앞다퉈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나섰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마지막 ‘돈줄’인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소리 없는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삼성퇴직연금 POP로테이션 펀드’와 ‘삼성퇴직연금 밸류플러스40 펀드’, 삼성퇴직연금 아세안40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달 7일 설정된 ’삼성퇴직연금 POP로테이션 펀드‘는 펀드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를 위해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국내와 해외 펀드에 투자해 주는 자산배분형 퇴직연금 펀드이기도 하다.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면서 성과가 우수하거나 전망이 밝은 타사 펀드도 투자해 준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을 등급을 나눠 시황에 따라 분산 투자한다. 지난달에 내놓은 ’삼성 퇴직연금 밸류플러스40 펀드‘는 인수·합병(M&A) 가치주 펀드로 설정 이후 16%의 안정적인 성과를 내준 ’삼성 밸류플러스펀드‘의 퇴직연금 투자 버전이다. 이 상품은 자산과 M&A 가치주에 40% 이하로 투자하고 국내 채권에 50% 이상 투자하는 채권혼합형이다. 지난 14일에 출시된 ’삼성퇴직연금 아세안40 펀드‘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ASEAN) 관련 주식에 40% 이하, 국내 채권에 50% 이상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올해 잇따라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펀드를 쏟아냈다. 지난 7일 설정된 ’미래에셋 퇴직플랜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는 높은 성장률과 도시화로 강한 소비력을 가진 아시아 지역의 소비성장 수혜 기업에 투자한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 아시아 그레이트 컨슈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주식펀드이다. 미래에셋이 지난달에 내놓은 ’미래에셋 퇴직연금 가치주포커스 펀드‘는 미래에셋 가치주 펀드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다. 가치주펀드는 국내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로, 투자 주식의 80% 이상을 가치주로 채운다. 미래에셋이 올해 3월 말에 설정한 ’미래에셋 퇴직플랜 글로벌그로스40 펀드‘는 신성장 등을 추구하는 글로벌 주식에 40% 이하의 자산을 투자하고 국내 채권에 60% 이상 투자한다. ’미래에셋 퇴직플랜 중국본토40 펀드‘와 ’미래에셋 퇴직플랜 글로벌헬스케어40 펀드‘도 같은 날 설정된 채권혼합형 펀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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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자산운용도 주식 40% 이하, 채권 60% 이상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펀드인 ’트러스톤아시아장기성장주 퇴직연금 펀드‘를 지난 11일 설정했다. 이 상품은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은 100조 원을 넘어서며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으나, 대다수가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원리금 보장형으로 현금예금 비중이 높고 주식과 펀드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실적배당형 비중은 턱없이 낮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1%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투자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실적배당형 투자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퇴직연금 펀드의 수탁고는 2013년 말 4조5,617억원에서 작년 말 5조8,353억원, 올해 3월 말 6조8,157억원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퇴직연금 펀드로 지난 22일 기준으로 1조3,575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연초 이후 연금 펀드 수익률도 4.50%로 양호한 수준이다.

특히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이 올해 분주해진 것은 최근 관련제도가 개선되면서 퇴직연금 운용에서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와 마찬가지로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에 대한 환매수수료를 폐지한 데다 올해 7월부터는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40%에서 70%까지 확대된다.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70%까지 높아지면 주식형 펀드에 퇴직 적립금의 70%까지 투자할 수 있고, 적립금 전액으로 주식을 40% 이하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펀드를 사들일 수 있다. 또 올해부터 세액공제 혜택도 연간 4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늘어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7월부터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확대되기 때문에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펀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을 늘릴 수 있고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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