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플랜트 업계의 베트남 발전 설비 시장으로의 진출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과 인도 위주에서 베트남을 필두로 발전 플랜트 수주가 확대되면서 주변 동남아시아 지역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발전 플랜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현재 사업권을 따냈거나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공사금액은 총 119억4,000만달러(약 12조8,200억원)에 이른다. 중동처럼 건당 수조원에 이르는 물량이 종종 발주되는 곳도 있지만 신흥 시장에 불과한 베트남의 현실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베트남 발전 사업에 얼마 전까지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전무했던 것과 비교해봐도 폭발적인 시장 수요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주요 사업을 보면 두산중공업이 지난 2010년 12월 베트남 AES-VCM과 1,200㎿급(600㎿×2) 몽중2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 포스코에너지가 사업주로 두산중공업은 설계에서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 시운전에 이르는 전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EPC 방식으로 2015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베트남국영전력공사와 12억7,4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1,000㎿ 규모의 몽중1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2015년 10월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림산업도 지난해 초 페트로베트남그룹(PVN)과 타이 빈 2단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고 8월에는 오몽 화력발전소 2호기 건설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현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잇따르고 있으며 두산중공업ㆍ대림산업ㆍGS건설 등이 입찰에 참여해 결과를 기다리거나 물량이 나올 공사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의 건설 및 중공업ㆍ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좀처럼 열리지 않던 베트남 시장의 개방에 고무된 모습이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에 금융을 지원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은 앞으로도 베트남 발전 시장이 국내 업체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베트남 정부나 민간에서 중국 기업에만 발전 공사 일감을 몰아줬으나 최근 몇 년 새 이런 판도가 깨졌다. 정순영 수출입은행 녹색성장금융부 팀장은 "중국 기업이 공사 기일을 맞추지 못하고 예상했던 발전효율이 나오지 못하는 등 부실한 공사가 이어지면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기술력도 뛰어나고 유럽이나 일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국내 업체에 콘택트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품질과 기술력ㆍ가격 면에서 인정받은 국내 플랜트 업체에 베트남은 앞으로가 더 주목되는 시장이다.
대림산업 베트남 발전플랜트 담당 최용우 차장은 "베트남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의 전력수요 증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 지역 최고 수준"이라며 "현재 만성적인 전력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2020년까지 발전용량의 확대를 위한 마스터 플랜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발전플랜트의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고 설명하였다.
베트남은 정치 사회적 안정성과 아세안 회원국으로서 프로젝트의 발주 및 수행에 장점도 큰 곳이다. 인도네시아도 베트남과 더불어 같은 이유로 국내 기업이 최근 발전소 공사를 따내면서 진출을 시작했고 태국이나 필리핀 등도 관심 대상 국가고 미얀마도 떠오르는 시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베트남처럼 정치ㆍ사회적으로 안정되지 않아 쉽사리 국내 기업들이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미얀마를 방문하고 돌아온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미얀마는 정치적 불안만 해소되고 공사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언제든 진출하고 싶은 매력적인 국가"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