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시황 진단이나 실적 전망에 대해 극심한 눈치작전을 펼쳐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은 독자적인 분석을 고집하기보다 일시적인 업황 변동이나 다른 보고서에 따라 수시로 자신의 전망치를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 하향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달전만 하더라도 ‘영업이익 2조원대’를 전망한 애널리스트는 거의 없었으나 LG필립스LCD의 어닝 쇼크 이후 대부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전자 실적 발표일을 불과 2~3일 앞두고 동원ㆍ현대ㆍ삼성ㆍUBS증권이 12일 실적 예상치를 하향조정했고, 13일에도 굿모닝신한ㆍ교보증권, JP모건 등이 2조원대로 전망을 낮췄다.
LG필립스LCDㆍ포스코 등은 해당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이후 뒤늦게 전망치를 조정하는 등 호들갑을 떠는 경우다. 포스코가 3ㆍ4분기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하자 증권사에서는 장밋빛 리포트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LG필립스LCD는 교보증권이 4ㆍ4분기 영업적자 전환까지 전망하고 굿모닝신한ㆍ현대ㆍ맥쿼리ㆍ시티글로벌마켓ㆍ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이 목표가를 낮추는 등 대체로 비관론 일색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들이 9월 이후 급등 장세를 예측하지 못해 망신을 당한 이후 대세에 묻어가려는 게 최근 분위기”라면서도 “보고서가 수시로 바뀔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더 불신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