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6일 재신임 제안 배경과 관련, “심각한 허물이 발견되면 사임할 줄 아는 양심을 보여주는 대통령을 원했다”며 “그런데 사임이 무책임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기에 그렇다면 그 점에 대해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제4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기 전에 주요 참석자들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대통령 본인과 주변이 허물이 없는, 금전적 부정이 없는 대통령을 원해 왔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재신임 정국으로) 나라가 혼란스럽고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지난 80년대 후반 길거리가 최루탄으로 뒤덮여도 우리 경제는 고성장을 지속했다”며 “우리 경제를 우려하는 시각에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 기회에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경제에도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야당이 옛날부터 그런 요구를 해왔기에 재신임 국민투표가 쉽게 합의가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반대로 돌아서서 참 난감하다”며 “내가 재신임을 묻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국민 지지도가 35%를 밑돌았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재신임에 재벌개혁, 노사개혁, 정부개혁 등을 연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의 제안에 대해 “재신임 결정은 실제로 정책평가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불리한 정치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