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전기·철강 등 “맑음”/섬유·조선·정유는 “흐림”/경쟁력제고따라 뜻밖부문서 호전 가능성도전경련의 업종별 내년 수출전망은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전반의 현 상황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다. 두 자리수 성장이 예상되는 업종은 전자.전기, 자동차, 철강, 공작기계 등에 불과하다. 이런 수출증가세는 과거 20∼30%의 고속성장세를 유지하던 우리나라로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불황이다.
이처럼 수출이 예년 수준에 못미치는 것은 주종품목의 국제가격 회복이 불투명한데다 전반적인 엔화 약세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세계 교역시장의 호전과 올 수출부진에 따른 상대적 반등요인 및 원화환율 절하의 시차효과, 임금안정 등 경제주체들의 경쟁력 강화노력 등의 긍정적 요인도 적지 않아 업종별로는 생각 밖으로 호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반도체=동남아시장에서 일본제품의 저가공세 강화와 중소형 부품에 대한 개도국의 저가공세로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 그러나 올해 부진에 따른 상대적 반등과 선진국 경기호전과 함께 업계의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에 힘입어 전체적으로는 올해 4백10억달러 보다 10.2%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제가격 하락으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율을 기록한 반도체는 동남아를 중심으로한 PC수요 증가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업계의 노력에 힘입어 내년에는 25% 정도 늘어난 1백4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업체들의 동남아시장 공략 가속화와 통상압력 가중,가격인하 공세 등으로 내년 수출은 올해의 증가율 24.7% 보다는 크게 낮아진 17.5%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석유화학·정유=합성수지와 고순도텔레프탈산(TPA) 등 합섬원료의 수출증가와 내수둔화에 따른 업계의 수출여력 증가로 올해의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5% 가량 늘어난 5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는 환경문제로 인한 저유황유 및 경질유 수요 증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품목에 대한 국내 공급구조가 취약하고 올해 수출급증에 따른 상대적 하락으로 42.9%나 늘어났던 올해수준에 크게 못미치는 3.3%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철강·조선=포철 및 한보철강 등 업계의 공급능력 확충에 따른 수출여력 증가와 선진국의 재고조정에 따른 철상수요 회복 등으로 15.8%가 줄어들었던 올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두자리수(10%) 증가세로 회복될 전망. 전체 수출액은 67억1천만달러.
올해 28.7%의 높은 성장율을 기록한 조선은 올초부터 계속된 엔저의 영향과 경쟁국인 일본의 설비규제 완화 등으로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1개 주요 수출업종 중 가장 부진한 것이다.
◇섬유=폴리에스터 직물부문의 중국특수와 화섬직물의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겠으나 공급과잉에 따른 홍콩, 브라질 등 주요 직물시장에서의 과열경쟁이 계속돼 전체적으로는 3.3% 정도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총 수출액은 1백86억달러에 이를 전망.
◇기타=전기제품은 중국 및 동남아의 개발수요로 인한 중전기기의 수출호조로 올해(15.5%)에 이어 13.4% 정도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며 타이어와 공작기계는 전방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각각 10% 내외의 높은 성장율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기계는 중국, 유럽 등 경쟁국의 공급물량 확대로 경쟁이 심화돼 올해보다 다소 둔화된 7.1%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민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