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8일] 외환보유액 최대한 늘리는 것이 상책

환율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외환보유액이 지난 4월 말 현재 2,124억8,000만달러로 전달보다 61억4,000만달러 늘어나 금융불안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외환보유액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 때 뼈저리게 경험한 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최선의 대책은 충분한 외환보유액이기 때문이다. 2,6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갖고서도 수차례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우리와 달리 대만의 환율이 비교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3,000억달러에 가까운 대규모 외환보유액 덕분이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외환보유액이 환율불안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보루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보유액이 지금보다 많아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자본시장 개방도가 높아 투기세력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다. 외풍에 약해 금융위기의 파도가 밀려오면 휩쓸리기 마련이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아가고는 있으나 동유럽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위기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달 30억달러 외평채 발행에 성공하고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데다 은행들이 잇따라 외환조달에 성공해 외환수급 사정이 좋아지고 있다. 정부나 은행에 대한 신용경색 우려가 그만큼 완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환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때 외환보유액을 대폭 늘리면 환율조정 및 제2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음은 물론 대외발언권도 강화된다. 한때 외환보유액 적정수준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다익선이라는 자세로 외환보유액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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