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 인터뷰…“조금씩 개선중이나 회복까진 시간 걸릴 것”, “하이닉수 인수 관심 없다”
“너무 물러졌다. 강하고 독해져야 한다.”
구본준(사진) LG전자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LG트윈스의 구단주도 함께 맡고 있는 그는 ‘야구 마니아’답게 경영을 야구에 적절히 비유하는 ‘야구경영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CES 2011’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그는 이 자리에서 “제조회사의 기본 경쟁력은 R&Dㆍ생산ㆍ품질에서 나오는 데, 이게 많이 무너졌다”고 현 위기 상황의 원인을 진단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패러다임 변화 때 준비를 안 해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해 10월1일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 불릴 정도로 실적이 악화된 LG전자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불리는 구 부회장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 바로 구원투수의 결정구”라고 말했다. 또 “제조업은 강한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강한 리더십은 슬로건 없이는 나오지 않는다”라며 ‘Fast, Strong & Smart’라는 새 슬로건을 강조했다. 예전보다 더욱 빠르게 준비하고, 강하게 독하게 실행하고 스마트하게 일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LG전자의 조직문화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LG트윈스와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 “LG 그룹 문화가 조금 무르다”라며 “독한 문화를 DNA로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가 안 좋을 수록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면서 “올해는 작년 보다 많이 할 것이며 지난 3년 평균 보다는 월등히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G전자가 회복되기 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B2B 사업인 스마트폰의 경우 “이미 바이어들이 경쟁업체 제품을 채택한 만큼, 회복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의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없기 때문에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 부회장은 하이닉스의 전신인 LG반도체의 마지막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바 있다.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구 부회장은 “LG전자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LG전자 직원”이라면서 “구단에도 2군에 더이상 FA(프리에이전트) 영입은 없다고 말했더니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의 신성장 동력에 대해서는 “전기자동차 모터, 플라즈마 라이팅 시스템, 수처리 사업 등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