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주요 공기업 등 공공기관들의 투자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상반기 집중적인 예산집행으로 하반기 재정투자 여력이 소진된 가운데 민간기업들마저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공기업들에 투자를 늘리라고 요구한 것이다.
7일 정부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6일 25개 공기업 등 주요 공공기관 기획관리실장들을 불러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투자확대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내년에 집행할 예산계획이 확정된 부문을 올 하반기로 앞당길 수 있는지, 공기업별로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전력ㆍ한국석유공사ㆍ대한석탄공사 등 25개 주요 공공기관은 올해 투자계획 57조1,000억원 중 지난 6월 말 현재 38조3,000억원을 집행해 67.1%의 진도율을 기록했다.
정부가 이처럼 공공기관에 추가 투자확대를 촉구한 것은 정부의 경기부양 떠받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의 자생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최근 한 간담회에서 “올해 2ㆍ4분기에 전분기 대비 2.3% 성장했는데 이중 0.8%포인트(전기대비 기준)가 자동차 세제지원에 따른 것이고 1.9%포인트(전년동기 대비 기준)는 정부 재정지출에 의한 성장으로 이 두 가지를 빼면 민간소비나 투자는 기여가 없다”면서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몫을 기업이 투자 쪽에서 메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은 올해 투자계획도 지난해보다 9조원(18.5%) 늘린데다 상반기에 앞당겨 집행해 추가 투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른 공기업 관계자는 “투자계획은 며칠 만에 쉽게 결정할 상황이 아니며 새롭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