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정책 추진 정상화 하겠다지만 동력은 글쎄…

■정홍원 총리 사퇴… 딜레마 빠진 경제팀

애도 분위기 감안 내수 진작 신중모드

재정집행엔 가속도 … 玄 리더십 시험대



세월호 참사 이후 12일째인 27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전격 사의 표명으로 관가는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총리를 중심으로 사고 수습에 힘을 모아야 할 텐데…"라는 탄식이 흘려 나왔다. 청와대가 정 총리의 사표 수리를 사고 수습 이후이라고 밝히기는 했으나 시한부 총리의 역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자칫 내각 총사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의 핵심축인 소비 회복이 더딘 마당에 이번 사고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세월호 트라우마에 빠져 소비심리가 그야말로 완전 얼어붙었다. 이대로 간다면 당초 경제팀 목표대로 내수 위주의 성장궤도 진입에 실패할 수 없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실제로 지난 1·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 분기 0.6%의 절반 수준인 0.3%에 그쳤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5.6%에서 -1.3%로 곤두박질치는 등 경기 활력마저 떨어지는 상황. 세월호 참사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경제팀은 일단 지난주 일절 중단한 관련 장관 회의를 비롯한 정책 협의와 각종 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후속 개각 같은 돌발적 변수가 없지는 않지만 지난주처럼 사고수습에 치우친 나머지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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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 사퇴 기자회견 이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직원들에게 "총리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내각이 합심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이럴 때일수록 경제팀이 상황 관리를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건은 국가적 애도의 사회적 분위기를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수 진작을 위한 묘책과 그런 정책을 동원할 적절한 타이밍이다.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재정 집행 속도를 더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정부는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아직까지는 신중모드다.

세월호 트라우마에 갇혀있다가는 자칫 올해 전체 경제 성적표를 망칠 수 있지만 정책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아직 부적절한 시기여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와 설비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고민이지만 자칫 내수 진작책을 꺼내들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 모든 게 조심스럽다"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므로 기본적인 것들부터 챙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당국과 전문가들은 세월호 경제충격이 1~2개월 정도 갈 것으로 보면서 대체로 이번 사건이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단기적 영향에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인 소비위축이 대형 인명피해에 의한 심리적 문제이지 보다 직접적으로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유형의 요인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동일본 대지진의 경우 재건축이나 무너진 인프라 구축 등 경제적으로 만회할 만한 것들이 있었으나 이번은 좀 성격이 다르다"며 "정부는 참사 수습을 해나가면서 기존에 해오던 투자활성화와 부동산 대책 등 기본적인 것들을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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