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가나다순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김효성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어윤대 고려대학교 총장
한덕수 산업연구원장
[사회자]
정희수 서울경제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운영 청사진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분출하고 있는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기 위해 좀 더 포용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서울경제신문이 노무현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아 기획한 `국가혁신과 리더의 역할`시사진단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참여정부가 과거 정부와 달리 탈 권위주의적이고 실용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잦은 정책 혼선과 돌출 행동으로 인해 국민과 기업에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국가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선 세계로 눈을 돌려 다른 나라 국가 정상들과 정책 경쟁을 벌인다는 글로벌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전략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정희수 서울경제연구소장=참여정부의 지난 6개월을 평가하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6개월 간의 경제정책은 호평보다 악평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성장이냐 분배냐 기본적인 방향부터 혼선을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대통령의 근본적인 리더십에 대한 논란도 많습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현재 대통령의 리더십은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봅니다. 참여정부가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시스템 개혁입니다. 전체적인 국정 운영의 틀을 투명하게 바꾸자는 겁니다. 예를 들면 과거 대통령들이 국정에 활용하던 국정원, 국세청, 검찰 등과 각종 자금들을 일절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국정원에 의한 정례적인 정치 보복도 없었고 국세청을 정치적 목적에 동원하지 않았으며 검찰은 정치권력에서 독립시켰습니다.
이렇게 과거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의 수단을 버리고 개혁과제는 개혁과제 대로 추진하다 보니 힘도 더 들고 사회 갈등도 더욱 첨예해진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일각에선 다시 과거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도 간간이 나옵니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은 시간이 당분간 걸리더라도 민주적인 형태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이해충돌과 혼란은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봅니다.
▲어윤대 고려대학교 총장=사람 중심에서 시스템 중심으로 일이 집행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시스템은 집행 수단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리더의 역할은 비전을 제시하고 현실과 비전 사이의 괴리를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현재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정부가 제시한 비전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스템만 먼저 자리잡을 수는 없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봤을 때 참여정부가 최근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라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이에 대해 의아해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출범 당시 분배, 투명성 등 과거 정부들의 성장 정책과 상반된 비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방향을 전환할 때 국민의 공감대를 고려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시스템 중심의 국정 운영도 다시 한 번 짚어봐야 합니다. 시스템 개혁은 권력을 없앤다는 것이 아니라 하부구조로 이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국정원 등 권력수단을 쓰지 않는다고 시스템이 개혁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비전에 대한 혼선, 시스템 개혁에 대한 혼선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한덕수 산업연구원장=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 지 생각해 봅시다. 모든 나라가 결국 민주화, 세계화, 정보화, 지방분권화라는 공통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세계화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더 큰 불확실 요인을 감안하게 했습니다. 외부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환경에서 국가를 운영하려면 비전과 계획이 좀 더 명확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각 국가의 정책도 동질화 되는 추세입니다. 달성하려는 목표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참여정부가 지난 6개월 간 보여준 비전과 정책 역시 선진국가에 다가가기 위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뚜렷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줬습니다. 분배와 성장 정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분배와 성장은 당연히 보완적인 관계이고 적절한 분배는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세계 모든 국가가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마치 가진 자의 것을 뺏어서 없는 자에게 준다는 식으로 받아들입니다. 단기적으로 부딪혀도 장기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과제에 대한 사회 각층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립니다.
정부가 권력기관을 통해 비전과 정책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런 수단을 활용한다는 것 역시 민주화라는 장기적인 목표와 상충됩니다. 시간 걸리더라도 각계각층의 리더가 비전을 공유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효성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참여정부 출범 6개월의 경제 성적표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현 정부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다 가계부채, 청년실업은 전 정부의 유산이었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재계 입장에서 보면 전임 대통령이 활용하던 권력과 돈을 쓰지 않고 시스템으로 국정 운영하겠다는 것은 평가할 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최근 정부 인사에서도 확인됐듯 투명하고 공개적인 운영이 돋보였습니다. 미국ㆍ중국ㆍ일본 순방외교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사관계 등 사회갈등을 치유하는 데는 정부 대처가 미진했던 것으로 봅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새 대통령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고 다양한 요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법과 원칙에 벗어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재 참여정부가 제시한 정책 방향은 세계적 추세와 맞습니다. 하지만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어떻게 펼치겠다는 것인지, 노사관계 선진화를 2~3년 내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것인지 국민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민주국가에서 법과 원칙이 확실하게 지켜진다는 것도 확인 시켜줘야 한다.
▲정 소장=노사갈등 등 집단 이기주의를 조정하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부분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해봤으면 합니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각 부처간 의견조율조차 제대로 안 돼 국정운영에 혼선을 가져왔습니다.
▲김 위원장=정부 출범 직후 일정 기간 정부부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초기 물류대란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과거 청와대 정책담당 수석이 맡았던 부처간 협의, 당정간 협의를 국무총리실에서 해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총리실이 조정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왜 법으로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특정 집단이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할 때 정부가 직접 강하게 대응하면 그 단체와 정부의 싸움이 된다고 봅니다. 다른 국민은 방관자가 됩니다. 정부가 모든 시위에 정면 대응할 수는 없습니다. 시민사회가 이를 여론으로 제압하고 걸러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교조가 나서면 학부모가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사회적 공감대가 무르익으면 정부가 무리하지 않고서도 개입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철도 노조, 조흥은행의 사례가 이 같은 경우입니다. 앞으로 특정 집단의 요구에 대해선 시민사회가 자정작용을 해야 하고 정부는 이런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김 부회장=하지만 시위문화를 위한 입법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현 집시법의 경우 소음규제가 없습니다. 이로 인한 제3자의 피해도 엄청납니다. 과격한 시위도 그렇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김 위원장=법이 필요한 사항이라면 정부가 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통제력은 과거처럼 크지 못합니다.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더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분쟁에 대한 조정 역할입니다. 아직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지만 노사정 위원회 등 정부 산하 분쟁조정기구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을 통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 원장=아직 인식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최근에 보면 법과 원칙, 그리고 대화와 타협이 대립하는 방향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법은 곧 경찰 투입이고 대화는 법을 위반해도 마지막까지 해결책을 끌어내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는 공존하는 개념입니다.
법을 충실히 지킨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불법에 대해 물리적 강제력을 자동적으로 바로 발동시키기 보다 대화의 창구를 열어 합의점을 찾는 시간과 절차도 필요합니다. 6개월간 지연된 느낌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참여정부가 법과 원칙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법과 원칙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반드시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정부의 리더십은 두 가지를 서로 보완하고 조정해나가고 있습니다.
▲어 총장=국민이 바라는 리더십은 중앙 집권적인 것이라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노사문제는 대통령이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해결해야 되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사람들 머리 속에 옛날 리더십이 남아있는 겁니다. 아직 민주화 의식이 낮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리더십에 대한 요구는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변하면서 폭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제조업 공장은 중국입니다. 한국이 버티기 힘든 경쟁자 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 산업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지방분권 문제도 그렇습니다. 단순한 배분이 아니라면 객관적이고 전략적인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교육도 변화가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가 양질 노동력을 가졌다고 하는데 생산성을 비교한 임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모든 문제가 현 정부의 리더십에 달려있습니다.
▲김 위원장=지방분권의 경우 전 세계가 변하는 과정에서 균형발전 얼개를 보여줌으로써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데 곳곳에서 그럴 새도 없이 요구만 분출하는 상황입니다. 동북아 중심국가, 국민소득 2만 달러 등 정부가 구상한 부분 역시 펼쳐 놓고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같이 토론해야 하는데 다른 현안들이 너무 앞으로 돌출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 총장=큰 일을 하려면 첫째 변화 때문에 위험을 떠안는 사람에 대해 위험을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둘째 변화의 촉매의 역할을 하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언론의 경우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참여정부는 언론에 대한 포용력을 가져야 합니다. 큰 변화 자체를 추진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맞는 지적이십니다. 위험을 없애야 하고 촉매도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언론의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참여정부는 공공부문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주체로 공직자 스스로를 세웠습니다.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일단 감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촉매를 위해선 뛰는 만큼 성과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차별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언론은 이를 조직 내 홍위병을 세우는 것으로 보도했고 공무원 대다수가 오해를 했습니다. 결국 직접 찾아가서 설명하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이게 환경이라면 이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동북아 중심국가, 2만 달러 소득을 정책 목표로 내세우면 언론은 이 것이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언론은 이 같은 논의를 제쳐두고 각종 비리사건만 연이어 터뜨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논쟁을 즐깁니다. 정책에 대해 잘못 됐다는 지적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정 소장=전략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부분이 아닌 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현 상황에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겠습니까.
▲김 위원장=노 대통령은 실용적인 리더십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변화에 맞춰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 해야 한다는 것, 노조이익을 조정하고 특권층의 담합구조를 깬다는 큰 틀을 유지한다면 수단은 얼마든지 바꿉니다. 토론과 대화를 통해 논리적으로 설득이 되는 부분은 받아들입니다.
▲어 총장=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수용능력은 평가할 만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은 모든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대통령이 의견을 잘 바꾸는 모습을 너무 노출시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안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생각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것으로 유추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하지만 노출된 모습을 받아들일 때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통령 말이 곧 정책이라는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나온 말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노출이 옳냐 그르냐에 대한 대통령 철학은 일단 옳다는 방향으로 잡힌 게 뚜렷해 보입니다.
미국에 가서 친근함의 표시로 했던 말도 마치 반미주의자가 친미주의자로 전환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됐지만 노 대통령은 평소부터 미국을 배울 게 많은 나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경제도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마치 과격한 분배주의자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본인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언제든지 적의 사거리 안으로 뛰어드는 성격입니다. 지금까지 언론과 그런 관계였다면 앞으로는 노사문제, 경제문제에 직접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정 소장=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국가 혁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의 모습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김 부회장=사실 국가 리더십이라는 것은 국민이 잘 먹고 잘 살게 하면 됩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을 위해선 각 경제주체들이 무엇을 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혁신을 위한 리더십을 위해선 첫째 변화를 읽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에 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지를 알기 위해서 입니다. 둘째 우리나라는 계층, 세대, 지역간 갈등이 심한 만큼 사회 통합을 위한 조정 능력이 필요합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과 설득 능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셋째 결단력입니다. 지금 노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너무 완벽한 것을 바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넓게 토론을 해서 일부 문제는 다시 토론하고, 다른 문제가 튀어나오면 또 그것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결정이 지연되면서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야 합니다. 나쁜 결정보다 늦은 결정은 더 나쁩니다. 넷째 분권적 리더십도 필요합니다. 국민의 기대는 대통령에게 무엇이든 겁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분권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특히 재계가 바라는 것은 노사관계에 관한 로드맵이 빨리 공개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 원장=세계가 자본이 없고, 기술이 없어서 경제를 발전시키지 못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문제는 어느 국가가 돈과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여건이 되느냐 여부입니다. 한국의 리더십은 세계 13위 경제규모이기 때문에 선진 경제로 발전하는데 나가야 할 길이 아직 먼 상태입니다. 중국, 일본과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얼마 전 발표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은 이제야 우리가 일본과 거의 같은 출발점에 선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쟁국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기 위해선 지식, 산업, 자본이 몰려 들어와 생산요소의 조화를 통해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이 결국 관건이 됩니다. 세계 모든 국가는 이제 정책을 경쟁하고 있습니다. 정책 결정의 선두에 서 있는 건 역시 대통령 즉, 국가CEO의 능력입니다.
첫째 국가 경쟁력을 세계 1위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이를 국민에게 설득시켜 나가야 합니다. 둘째 정책의 일관성과 유연성도 두루 갖춰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할 일과 안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해서 할 일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할 일을 꼽자면 사회적 갈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주택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받는 사람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히고 경쟁요소도 도입해야 합니다. 주택도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의 주거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주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야 할 것이다. 이 역시 국가 혁신을 위한 리더십을 위해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 총장=일단 글로벌한 시각에서 모든 것을 바라봐야 합니다. 이제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땐 서울이냐 대구냐가 아니라 서울이냐 상해냐의 문제입니다. 한국의 자동차 회사가 북경이나 텍사스 가서 공장을 지을 수 있습니다. 이제 시각이 한국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둘째는 당면한 노사 문제입니다. 한국은 제조업 중심으로 갈 수 없습니다. 중국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체산업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성장산업을 누가 하겠습니까. 대기업도 물론 있겠지만 그래도 부가가치 높일 수 있는 작업은 기초연구에서 나옵니다. 대학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사립대학교 예산의 15%가 정부 지원인 반면 한국의 사립대학교는 4%에 불과합니다. 획기적인 사고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야 장기적인 인재양성이 가능하고 미래도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학 스스로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가가치 높일 수 있는 부분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고 공급자 위주의 교육이 아닌 수요자 위주의 교육을 해야 합니다.
<정리=이연선기자 bluedah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