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경기회복 기대 반영 시장금리 이미 상승

3월 4.5%까지 하락했던 국채수익률 5% 상회<br>비제조업지수 1년래 최고등 지표 호전 잇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을 확장에서 중립 또는 긴축으로 전환한 것은 미국 경제의 회복신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FRB가 물가억제보다는 경기침체를 우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거시경제지표들이 미국 경제 회복에 힘을 실어주면서 월가에서는 금리동결 또는 인상 가능성 쪽으로 견해가 바뀌고 있다. 뉴욕 월가의 분석가들은 ▦미국 경제가 1ㆍ4분기 바닥을 통과했고 ▦주택시장 침체 영향이 제한적이고 ▦생산과 소비ㆍ고용 등 경제지표가 살아나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존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FRB가 올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금리는 이미 상승=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시중 채권금리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 4.5%까지 떨어졌던 10년 만기 및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0%를 웃돌았거나 상향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FRB의 줄기찬 기준금리 인상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국채 수익률이 미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FRB의 금리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FRB가 올해 말까지 금리를 현재의 5.25%에서 5.5%로 인상할 가능성을 40%까지 반영해 거래됐다. FRB가 경기둔화를 우려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사라지고 대신 경기회복으로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회복속도가 기대 이상일 경우에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FRB가 기준금리를 4% 수준까지 내릴 것이라는 올해 초의 전망을 철회하고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수정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날 투자보고서를 통해 당초 오는 9월께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전망을 수정해 FRB가 내년 초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FRB가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웰스파고의 스콧 앤더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회복으로 근원 인플레이션이 FRB가 가정하는 안전지대인 2%를 넘어서게 되면 FRB가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완연한 경기 회복세=연초에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30%로 점칠 때 뉴욕 월가의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의 미국 경제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미국 경제는 물가압력이 제어되는 가운데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그의 말을 립서비스쯤으로 여겼다. 버냉키 의장의 ‘낙관론’보다는 그린스펀 전 의장의 ‘경계론’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1ㆍ4분기 0.6%의 성장률에 머물며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친 후 생산과 소비ㆍ고용 등 경제지표가 살아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창출이 월가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온데다 5일(현지시간) 발표된 공급관리자협회(ISM)의 5월 비제조업지수는 59.7로 전달의 56.0을 크게 웃돌며 1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2ㆍ4분기 들어 미국 경제는 ▦개인소비지출과 기업투자 증가 ▦소비자물가 상승폭 축소 ▦고용증가 확대 ▦기업생산성 개선 등의 영향으로 1ㆍ4분기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신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버냉키 FRB 의장이 IMF 주최 화상회의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미국 경제 전체나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며 미국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