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슴이 추워지면 바로크 오페라와 함께 하세요

캐나다 '오페라 아틀리에'<br>내달 8~10일 예술의전당서<br>'악테옹' '디오와 에네아스'공연



"내가 땅에 묻힐 때(When I am laid in earth), 내 잘못이 가슴에 상처 주지 않기를(May my wrongs create no trouble in my breast). 나를 기억해 주오, 하지만 내 운명은 잊어주오.(Remember me. But ah, forget my fate.)" 오페라 역사가들이 최고의 아리아 중 하나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곡. 바로크 시대 영국 작곡가 헨리 퍼셀(1659~1695)이 쓴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Dido and Aeneas)' 중의 한 대목으로 여 주인공 디도가 애인 에네아스와의 이별을 슬퍼하며 부르는 애절한 노래다. 아름다운 선율 덕택에 유명 소프라노 가수들이 앞 다퉈 이 곡을 자신의 앨범에 담는다. 국내 한 자동차 회사가 광고음악으로 사용한 덕택에 우리 귀에 비교적 친숙하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이 곡을 오페라 무대에서 들었던 사람은 많지 않다. 모차르트, 베르디, 푸치니 작품과 같은 극적인 긴박감이 부족한데다 일반인에겐 조금 낯선 17세기 말 작곡가 작품이어서 오페라 무대에선 홀대 받기 십상이기 때문. 바로크 시대 오페라를 주로 선보이는 캐나다의 '오페라 아틀리에'가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와 프랑스 출신 작곡가 샤르팡티에(1643~1704)의 '악테옹'을 한 무대에 올린다. 2월 8~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영국 작곡가 헨리 퍼셀은 36살의 나이에 요절한 작곡가. 영국의 모차르트라고 불릴 정도로 천재적인 실력을 뽐냈지만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남긴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디도와 에네아스는 트로이 출신 에네아스와의 이별을 견디지 못해 자결하는 아프리카 대륙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의 짧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에네아스는 트로이 왕족 안키세스와 여신 비너스의 아들로 여행 도중 카르타고에서 디도와 사랑에 빠지지만 로마를 세우기 위해 결국 디도를 버리고 떠난다. 샤르팡티에가 작곡한 '악테옹'은 주인공인 사냥꾼 악테옹이 여신 다이애나의 목욕 장면을 훔쳐보다 벌을 받아 사슴으로 변해 결국 자신의 사냥개에 물려죽는다는 그리스 신화를 묘사했다. 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의 길이는 60여분, 샤르팡티에의 악테옹은 40분 정도로 둘 모두 짧다. 오페라 아틀리에의 두번째 내한 공연 무대인 이번 공연에서는 전반부에 악테옹을, 후반부엔 디도와 에네아스를 선보인다. 지휘는 토론토 체임버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폴리스가 맡고, 모니카 위처, 레니 서치, 커티스 설리반, 칼라 우탄넨 등이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출은 오페라 아틀리에 예술감독인 마샬 핀코스키가, 안무는 자넷 징이 담당한다. 연주는 국내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맡고 국립합창단이 함께 출연한다. 3~11만원.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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