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대박 콧노래 부르다 A/S 폭주에 진땀

다본다·또봇 소비자불만 커지자 뒤늦게 센터 신설·인력확충 나서

#"지난 11월에 애프터서비스(A/S)를 요청했는데 아직도 안 오고 있습니다." A씨는 홈쇼핑을 통해 구매한 '다본다' 블랙박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량에 장착한 블랙박스의 녹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한 차례 교환을 했지만 또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면서 한 번 참았지만 A/S 처리기간이 길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직장맘 B씨는 5살 아들에게 사줬던 '또봇' 장난감 때문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제품이 부러져 수리를 맡겼지만 또봇이 아이 품으로 돌아오지 않자 아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어서다. 홈페이지를 통해 A/S 신청을 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후속처리는 진행되지 않았다. A/S 상담을 위해 고객만족센터로 수십번 전화를 해도 "상담원이 모두 통화 중으로 잠시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멘트만 연이어 흘러나왔다. B씨는 "주변 엄마들이 A/S를 맡겼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쯤 제품이 돌아온다고 말하던 것을 몸소 체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판매 증가로 인해 밀려드는 A/S를 처리하지 못한 대박 중소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 급신장으로 불철주야 공장을 돌리며 콧노래를 부르는 것도 잠시 폭주하는 소비자들의 A/S 요구에 진땀을 빼고 있는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다본다(블랙박스)가 아니라 안본다'가 아니냐", "(또봇은) 아이들에겐 대통령, 엄마들에겐 원수"라며 인터넷 게시판과 블로그, 각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다본다의 경우 지난해 배우 장혁을 전속모델로 계약하며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다본다는 지난해 오프라인 대리점, 홈쇼핑 등을 통해 85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CJ오쇼핑을 통한 판매실적 또한 총 13만대를 팔아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아이나비(5만2,000대), 엠피온(3,000대)과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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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관련 커뮤니티에는 다본다의 A/S 문제를 지적하는 글들이 수없이 올라왔다. 일부 소비자들은 "TV광고로 얻은 브랜드 이미지만 보고 구매하지 말라"며 제품구매를 만류하고 나설 정도다.

다본다를 구매했던 한 소비자는 "'내 차 안의 변호사'라는 다본다의 슬로건처럼 차량 사고가 날 경우 꼭 필요한 제품이 블랙박스인데 고장과 늦장 A/S 때문에 다른 제품으로 다시 구매했다"고 푸념했다.

'아이들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한 자동차 변신 로봇 '또봇' 역시 수리 요청이 몰리면서 A/S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의 경우 레고의 판매량을 제칠 만큼 판매가 늘면서 A/S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할인점 기준으로 80억원, 20만개를 판매한 상태.

덩달아 포털사이트에는 또봇을 구매한 엄마들의 A/S 불만 후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할 만큼 당시 열기가 뜨거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해도 너무 한다"며 새 제품을 구매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불만이 쏟아지자 다본다는 지난 연말부터 서비스센터를 신설해 고객잡기에 나섰다. 한달 새 서울 강남, 서울 공릉, 서울 관악, 서울 합정, 수원, 대전, 광주, 부산에 고객 서비스센터를 오픈하는가 하면 올해부터 전국 각지에 고객 서비스센터를 늘리고 있다.

또봇을 만드는 영실업 역시 A/S담당 인원을 지난해 대비 4배가량(50명) 늘리고 각 부서에서 1~2명씩 차출해 A/S 파트로 파견했다. 영실업 관계자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보니 판매가 늘어난만큼 A/S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어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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