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자금 유치 "티끌모아 태산"

벤처자금 유치 "티끌모아 태산" 한 곳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기가 1~2억원 정도 소액으로 나눠 여러 곳에서 분산 투자를 받는 벤처 기업이 늘고 있다. 이미 펀딩을 해줬던 곳 마저 추가 펀딩을 주저하면서 계획한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아지자 이 같은 십시일반( 十匙一飯) 공략법을 쓰게 된 것이다. 올해 안에 블루투스 단말기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인 벤처기업 사이버트리(대표 최영순)는 사업 자금을 위해 30억원의 자본이 필요한 상태. 창투사 한두곳에서 투자유치를 할 계획이었던 이 회사는 결국 마음을 바꿔 5곳이 넘는 회사로부터 1억원 정도씩 나눠서 투자받기로 했다. 사업전망이 아무리 뛰어나도 30억이라는 돈을 한꺼번에 투자하겠다는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최경배 이사는 『이전 같으면 10억~20억씩 한두곳에서 큰 덩치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1억원씩 억지로 끌어 맞추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최근 반도체 부품 장비업체인 선익시스템(대표 손명호 이응직)은 설비투자와 신제품 생산을 위해 8개 창투사 및 은행으로부터 42억원을 유치했다. 처음에는 50억원을 목표로 한두 회사와 접촉을 했지만 거액을 한번에 투자하겠다는 회사는 없어 결국 42억원을 8개 회사에 나눠 투자 받았다. 이 회사 윤준섭 이사는 『창투사들도 최근에는 5억원 이하 투자를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신제품 개발을 위해 추가 자금 유치가 필수라 이렇게 분할 투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프로텍(대표 최승환)는 지난 주에21억원을 유치하면서 KTB네트워크를 비롯 6개사로부터 역시 2~3억원씩 나눠 투자금을 받았다. 이중 네곳은 벤처캐피털이었지만 나머지 두곳은 일반 기업이었다. 벤처캐피털협회의 김형수 부장은 『벤처캐피털社로서는 지금까지는 관리가 어렵다는 점과 위험관리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로 적은 액수에 많은 기업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을 꺼려 왔다』면서 『아직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 투자사들이 큰 액수로 투자할 형편이 안돼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병문기자goodlife @sed.co.kr 입력시간 2000/10/19 20:0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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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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