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코로 넣는 '경비내시경' 부분 마취로 편안한 진료

기존 내시경 절반 굵기… 30분이면 충분<BR>조작 까다로워 숙련된 의사가 진료해야

위 내시경검사를 할 때 구역감을 느끼지 않도록 콧구멍을 통해 집어넣는 ‘경비(經鼻)내시경’이 최근 종합병원에 도입돼 주목을 받고 있다. 민영일 건국대병원 소화기센터 교수가 경비내시경으로 위장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코로 넣는 경비내시경(왼쪽)의 지름은 4.9㎜로 경구용 위내시경의 1/2 굵기다.

[리빙 앤 조이] 코로 넣는 '경비내시경' 부분 마취로 편안한 진료 기존 내시경 절반 굵기… 30분이면 충분조작 까다로워 숙련된 의사가 진료해야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위 내시경검사를 할 때 구역감을 느끼지 않도록 콧구멍을 통해 집어넣는 ‘경비(經鼻)내시경’이 최근 종합병원에 도입돼 주목을 받고 있다. 민영일 건국대병원 소화기센터 교수가 경비내시경으로 위장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코로 넣는 경비내시경(왼쪽)의 지름은 4.9㎜로 경구용 위내시경의 1/2 굵기다. 관련기사 • 라면, 얼마나 드십니까? • 라면 맛있게 먹는 방법 • 경춘자 '라면 땡기는 날' 사장 • 제철 만난 복어, 맛의 진객… 요리의 진수 • "찬 바람 분다… 굴 요리 먹으러 갈까?" • 코로 넣는 '경비내시경' 편안한 진료 • 노화를 부르는 건성 피부 몸 속부터 다스려야 • 보헤미안의 천국, 샌프란시스코 • '저항 문화'의 버클리 '벤처 정신'의 스탠퍼드 >>리빙 앤 조이 기사 더보기 직장인 최은미(32ㆍ가명)씨는 최근 소화불량과 속쓰림 등 위장질환에 시달려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기로 결심하고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평소 비위가 약한 최씨는 막상 입으로 무언가를 넣는다고 생각하니 거부감이 들어 망설였다. 병원에서는 코로 넣는 내시경인 ‘경비(經鼻)내시경’을 권했고 최씨는 괜찮겠다 싶어 검사를 받았다. 최씨는 “구역감도 느껴지지 않고 의사와 대화도 주고받으며 편안하게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위 내시경은 소형 카메라가 부착된 내시경으로 위장 구석구석을 촬영, 위장의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위검사방법으로 각종 위장병ㆍ위암 진단에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입으로 긴 관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혀뿌리나 목젖을 자극해 구토ㆍ호흡불편 등을 야기해 환자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 수면내시경인데 수면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간혹 수면내시경 도중 의료사고가 일어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런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경비내시경이다. 건국대병원은 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경비내시경을 이 달부터 본격 진료에 도입,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처음 고안된 경비내시경은 '내시경의 혁명'으로 불리며 사용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가까운 부산지역 개원가에서 일부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2005년 아주대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정식 진료에 사용하기 시작한 종합병원은 건국대병원이 처음이다. ◇코로 내시경 넣어 구역감 없애= 지난 9월부터 경비내시경을 시범 도입한 건국대병원 소화기센터는 최근까지 약 200건 정도의 경비내시경 검사를 실시했다. 민영일 소화기센터 교수는 "코로 내시경을 넣는다는 말을 들은 환자들이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검사를 받고나면 대부분 ‘편안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지에 발표된 ‘경비내시경 만족도 연구결과’에서도 검사를 받은 109명 중 85%가 '매우 만족', 14%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경비내시경의 소요시간은 30분 이내로 기존 내시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혈관수축제가 들어있는 마취제로 코를 마취하는 데 20여 분이 걸린다. 혈관수축제는 콧구멍을 넓히며 혹시라도 있을 출혈을 방지해준다. 사람마다 양쪽의 콧구멍 크기가 다르므로 본인이 호흡하기에 편한 콧구멍으로 내시경을 넣는다. 앉아서 검사받을 수도 있지만 보통 옆으로 누워 편한 자세로 검사를 받는다. 마취 후 내시경으로 위를 관찰하는 데는 7분 정도 걸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본인부담금은 3만~4만원 정도로 입으로 넣는(경구용) 내시경과 같다. 경비내시경은 입보다 크기가 작은 콧구멍으로 넣어야 하기 때문에 대개 지름 4.9㎜ 짜리를 쓴다. 경구용 내시경의 1/2 굵기다. ◇위 내시경검사 처음 받을 때 추천할만= 위 내시경 검사를 처음으로 받는 사람이라면 경비내시경을 고려할만 하다. 민영일 교수는 "특별한 위장질환 없이 위 내시경 검사를 처음 받으러 오는 사람에게 경비내시경을 추천하고 있다"며 "해상도가 개선되면 사용하는 병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 교수는 다만 "경비내시경은 구강용 내시경에 비해 조작술을 익히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워 보급이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경비내시경은 반드시 숙련된 내시경 전문가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비내시경은 수면내시경을 시행하기 곤란한 고령 환자나 심폐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검사받을 수 있다. 일본에서 조사된 바에 따르면 경비내시경으로 검사받은 사람의 88~93%가 경구용 내시경보다 편했다고 답했다. 내시경 관이 입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검사 도중 생기는 구역질ㆍ통증ㆍ호흡불편이 거의 없고 검사 도중 의사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며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심지어 전화통화까지도 가능하다. 자신의 위 상태를 직접 모니터로 보며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신뢰감과 만족도가 높아진다. 환자가 고통스러워하지 않으므로 꼼꼼히 여러 번 관찰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마취 후 경비내시경 검사시간은 약 7분20초로 기존 내시경 검사보다 2분 정도 길어서 보다 상세한 검사가 이루어진다. 실제 발견된 위암 중 조기 위암의 발견비율을 비교해 보면 경비내시경이 65%로 기존 내시경(41%)보다 훨씬 높았다. ◇코뼈 휘거나 출혈있는 사람은 불가능= 이처럼 편리한 경비내시경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지는 못한다. 코피가 자주 나는 등 출혈성 소인이 있거나 콧구멍이 선천적으로 작은 사람은 경비내시경을 받을 수 없다. 코뼈가 휜 비중격만곡증이 있거나 해부학적으로 콧구멍이 좁은 사람, 비염이 심한 사람도 안된다. 경비내시경은 단점도 있다. 조직검사를 위해 떼어내는 절편의 크기가 기존 내시경에 비해 작고, 드물지만 내시경 도중 코피가 날 수도 있다. 치료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위장병이 발생했고 정밀검사 목적으로 위 내시경을 해야 한다면 경구용 내시경을 하는 것이 좋다. 입력시간 : 2007/11/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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