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쟁사 '굴러온 돌'서 그룹 주역으로

차석용 LG생건 부회장, 27분기 연속 두자릿수 성장 신화<br>한국P&G서 영입 6년만에 매출 3배ㆍ주가 15배 올려… LG생건 사상 첫 부회장에

매출 3배, 영업이익 5배, 주가 15배. 지난 2005년 1월 LG생활건강 사장으로 부임한 지 만 6년 만에 달성한 차석용(58) 부회장의 경영성적표다. 경쟁사인 한국P&G 사장 출신으로 영입 초기부터 눈길을 한몸에 받았던 그는 '27분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적 신장'이라는 화려한 경영성과와 함께 30일 단행된 LG생건 임원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LG생건에서 부회장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그룹 내부에서도 그룹 공채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부회장에 오른 두 번째 사례에 불과할 만큼 극히 드문 일이다. LG생건은 차 부회장 취임 이후 변화의 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건은 생활용품 분야 1위 기업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화장품 사업 등에서 아모레퍼시픽과 큰 격차를 보이며 1위 기업을 모방하는 '미투(me too) 기업'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차 부회장 부임 이후 LG생건은 2007년 말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며 음료사업부를 추가, 화장품 기업의 단점인 여름 비수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LG생건 부임에 앞서 법정관리 중이던 해태제과를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았던 그는 코카콜라음료 인수 이후 단기간 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전체 음료사업 부문을 매출 약 1조원대로 키워냈다. 화장품 부문에서도 2007년 론칭한 백화점 브랜드 '숨37'을 단기간 매출 1,000억원대로 성장시키는가 하면 2010년 원브랜드숍 1위 업체인 '더페이스샵'과 최근 국내 3위 메이크업 브랜드인 '보브' 인수에 차례로 성공하며 '만년 2위'에서 벗어날 새로운 진용을 짜게 됐다. 생활용품 부문 역시 '피죤'에 밀렸던 섬유유연제 부문에서 올 들어 사상 최초로 1위를 탈환하고 치약 브랜드 '페리오'의 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리는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ㆍ음료 부문에 고른 경쟁력을 지닌 업계 최강자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기업문화 역시 달라졌다. LG생건은 정시 퇴근, 1시간 내 회의, 격의 없는 대화 등의 문화를 정착시키며 LG그룹 내에서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평소에도 다이아몬드가 다 비슷해 보여도 투명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투명성을 강조해왔다"며 "정직과 성실ㆍ믿음을 강조하고 직원을 신뢰하는 그의 리더십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차 부회장은 1953년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립대 회계학과와 코넬대 경영대학원(MBA)을 거쳐 1985년 미국 P&G에 입사했다. 이후 한국P&G 사장과 해태제과 사장을 거치며 'M&A 전문가' '마케팅의 귀재'로 불려왔다. 올해에도 LG생건은 생활용품의 독보적인 1등 지위를 굳혀나가고 화장품 사업의 해외사업 확대에 집중하며 음료사업에서는 해태음료를 인수 첫해 흑자전환할 방침인 등 최고의 실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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