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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강남권 새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입주를 앞둔 재건축 아파트에 1억~2억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는 등 '강남 재건축의 힘'을 입증하고 있다. 뛰어난 입지와 희소성으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인근 재건축 추진단지의 투자심리까지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닥터아파트와 일선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분양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이 입주를 앞두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웃돈이 1,000만~2,000만원선에 불과했지만 입주가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여경희 닥터아파트 연구원은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인근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수요가 꾸준한 반면 물량이 많지 않아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입주 다가오니 웃돈 기본이 '억'=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해 오는 9월 입주예정인 '래미안 대치청실'은 전매제한이 풀린 지난해 6월 이후 1억원이 넘는 분양권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일반분양가가 3.3㎡당 3,200만원에 달했음에도 현재 3.3㎡당 3,800만원으로 상승한 상태다. 입주가 이뤄지면 시세가 3.3㎡당 4,0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분양가 10억4,400만원이던 이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 매물은 현재 무려 2억원 오른 12억4,000만원에 시장에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층·향이 좋은 같은 면적의 조합원 매물의 경우 지난달 12억9,9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2016년 5월 입주예정인 '래미안잠원' 역시 분양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며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일반분양분이 126가구에 불과했지만 이 중 3분의1에 달하는 40건 가까이 손바뀜이 이뤄졌을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이 이 지역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당초 일반분양가가 8억9,600만~10억5,500만원이던 84㎡는 현재 12억원대로 시세가 치솟았으며 조합원분 역시 지난해 8월 11억5,000만~12억5,000만원이던 가격이 지난달 말에는 12억3,000만~12억7,800만원으로 상향조정됐다.
3.3㎡당 4,000만원에 달하는 고분양가에 공급됐던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차'도 5,000만~8,000만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었다. 로열동·층 매물인 경우 1억원의 웃돈이 형성돼 거래가 이뤄지면서 분양가가 10억원이던 59㎡의 시세가 11억원을 넘어섰다.
◇침체에도 입지·희소성 부각돼 수요 탄탄=이처럼 강남 재건축의 인기가 높은 것은 입지와 학군이 다른 지역과 비교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수요자가 많은데다 향후 미래가치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래미안 대치청실의 경우 대치초, 대도초, 숙명여중·고, 중앙대부속고 등의 학교와 대치동 학원가가 인접해 있고 래미안잠원·아크로리버파크 역시 한강변이 가까운 위치에 유명 초중고교가 가까운 장점을 갖췄다.
입주시기가 가까워 오면서 '억대'의 프리미엄이 붙자 인근에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들 역시 고무되는 모습이다. 인접한 분양단지의 사례를 근거로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거래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개포지구 내 주공1~4단지와 시영아파트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포동 G공인의 한 관계자는 "향후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하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분양가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