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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윤 리노공업 대표, 사장 되는 기회 중기가 더 많아
이수태 파나시아 대표, 원천기술 있는 회사 선택해야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 일에 재미 느껴야 성공 가능성 높아
"대학교를 졸업하려면 등록금, 생활비를 포함해 최소 4,000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그런데 월 150만원을 주는 중소기업에 취직한다면 생활이 안정적으로 되겠습니까."
지난 4일 부산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멘토와 대학생들이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는 '담소(談笑ㆍ담 없는 소통)' 행사장. '중소ㆍ중견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에 대한 한 학생의 인터뷰 동영상이 나오자 멘토로 나선 중소기업 CEO 3인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다.
이채윤 리노공업 대표는 즉시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게 됐다"며 "대학생들의 이런 생각은 상당부분 오해"라고 답했다. 리노공업의 연봉은 첫 해 2,400만원으로 시작하고 1년이 지나면 바로 3,000만원을 넘어간다는 것. 이수태 파나시아 대표도 "파나시아도 연봉 2,700만원을 주고 연말 인센티브를 합치면 수령액이 3,000만원을 넘는다"며 "고졸 사원들은 대학을 보내주는 등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고 강조했다.
CEO 멘토 3인은 좋은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고도 마음을 잡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이채윤 대표는 "1년차와 2년차의 연봉차이를 크게 둔 것은 직원들이 회사에 와서 계속 이직을 하려고 다른 일을 하다 보니 1년을 견디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사장이 될 수 있는 길은 더 많은 데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산업단지공단이 올들어 세번째로 개최한 이날 부산대 담소 행사는 대학생들의 진로, 취업 고민을 함께 얘기하고, 중견ㆍ중소기업의 인력미스매치를 해결하고자 마련한 대학생 취업컨서트다. 행사 시작 전부터 부산대 대회의실은 멘토들과의 만남을 고대하는 대학생들의 열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대회의실을 꽉 채운 150여명의 대학생들은 멘토들의 재치있는 입담에 박장대소를 하다가 치열했던 인생 역정을 들을 땐 숙연한 표정으로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담소에는 두 이 대표를 비롯 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 김수영 로얄 더치 셀 카테고리 매니저, 하정필 잡포스트 이사가 멘토로 나섰다. 취업과 관련, 이수태 대표는 "기업을 고르는 건 배우자를 고르는 것만큼 중요하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중소기업을 알아보는 법'을 조언했다. 그는 "고수익을 남겨야 고연봉을 줄 수 있고 고수익을 주려면 핵심기술을 가져야 한다"며 "회사를 알아볼 때 정말 이 회사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CEO 멘토 3인은 만족스런 삶을 살기 위해 대ㆍ중기를 가리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권 대표는 "하고 싶어하는 일과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성과는 엄청 차이가 크다"며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송치현 씨는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며 "중국에서 화장품 회사를 차리고 싶은데 주변에서는 안정된 길을 가라고 말린다"며 창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이수태 대표는 "너무 젊은 나이에 창업하면 곤란하다"며 "대기업에서도 일해 보고 중소기업도 일해보면서 일이 흘러가는 메커니즘을 봐야 한다"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답을 제시했다.
이날 멘토로 나선 CEO 3인은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중소기업인들이다. 아웃도어 업체인 트렉스타는 세계 65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세계 15위의 전문기업이다. 리노공업은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PCB회로기판 검사용 프로브(PROBE)와 반도체 검사용 소켓을 국산화한 코스닥 상장법인이다. 파나시아는 선박평형수 처리장비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