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여성 취업자 51% '고졸임금'
학력높을수록 일자리 얻기 힘들어
■ 노동부 3분기 고용동향 분석… '취업 학력파괴'
학력이 높을수록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난 3·4분기 동안 대졸취업자 중 가장 많은 31%가 단순노무직에 취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졸 여성취업자 중 절반 이상인 51%가 저학력자와 똑같은 봉급을 받고 있는 등 고학력자들이 학력파괴형 '하향취업'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의 취업은 전문대 졸업자보다 6배 이상 어려워 졌으며, 고졸 취업자도 4년만 근무하면 대졸 초임을 넘어서는 임금을 받게 됐다.
우리 사회에서 '학력거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고학력자들의 수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노동부 산하 중앙고용정보관리소가 발간한 '3·4분기 한국 고용동향'에 따르면 노동부 고용안정정보망인 Work-Net에 접수된 구인 구직자 현황을 분석할 결과 전체 일자리 경쟁률은 1.8대 1이나 대학원졸 16.1대 1, 대졸 6.9대 1, 전문대졸 2.4대 1 등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경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학력자의 하향취업이 크게 늘어나 3·4분기 대졸 취업자 1만 6,175명 가운데 7.298명, 대학원졸 취업자 156명 가운데 66명이 저학력자의 고유 분야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대졸자 가운데 단순노무직에 근무하는 경우도 31%에 달해 사무직 25.6% 준전문직 19.9%, 전문직 14.8%등 전통적 고학력 분야보다 오히려 많아졌다.
이 같은 하향 취업으로 대졸자와 고졸자 간의 임금격차는 10%내외로 줄었다.
이는 고교 졸업후 4년간 근속하면 대졸 초임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대졸 여성 취업자의 경우 50.5%가 8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고 있어 전문대졸 또는 고졸 여성 취업자의 임금 격차가 없어졌다.
관리소 관계자는 "대학진학을 고집하기 보다는 전문대와 고교에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을 충실히 받는 것이 취업에 훨씬 유리하다"며 "대학이나 대학원을 가더라도 커리큘럼에 안주하지 말고 취업과 밀접히 관련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