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잘 정리한 공책 하나 열 참고서 안부럽죠

'공부가 좋아지는 공책 레시피' 낸 허승환 교사

허승환 교사가 날단공책을 이용한 공책 정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연하기자

“초등학교 시절 성적이 하위권이었던 제자가 중학생이 된 뒤 30점이 오른 성적표를 들고 오더라고요. 제가 가르친 공책 필기 덕분이라고 말하는데 굉장히 뿌듯했죠.”(허승환 난우초등학교 교사)

최근 자기주도학습법이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허승환(46) 난우초등학교 교사가 출간한 ‘공부가 좋아지는 허쌤의 공책 레시피(공책 레시피)’가 주목받고 있다.


교직 경력 22년차인 허 교사는 후배 교사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멘토 교사’로 꼽힌다. 특히 1998년부터 직접 운영중인 홈페이지 ‘꾸러기들의 지킴이 예은이네’는 접속이 불가능할 정도로 동료 교사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두근두근 운동장 놀이’와 ‘두근두근 놀이수업’, ‘토닥토닥 심성 놀이’ 등 놀이학습에 집중했던 허 교사는 지난해 말 공책정리법을 담은 ‘공책레시피’를 출간했다. 최근에는 티처빌 원격원수원에서 동료 교사들을 상대로 공책 정리법을 강의하며 인기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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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교사는 올바른 공책 정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공책을 정리하면 그냥 수업을 들었을 때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 데다 시험 기간에 참고서로도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며 “잘 정리한 노트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복습을 하면 성적도 자연스레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허 교사는 올바른 공책 정리법으로 ‘날단학공 복습공책’과 ‘1·1·1 학습법’을 병행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날단학공’이란 날짜와 단원명·학습문제·공부시간을 공책 서두에 적는 방법이며, ‘1·1·1 학습법’은 1일·1주일·1달 단위로 공책을 복습하는 것을 뜻한다. 공책에 날짜를 적으면 지난주에 공부한 내용과 이번주에 공부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연결지어 공부할 수 있으며 단원명을 적으면 어디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습문제를 먼저 적을 경우 아이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데다 무엇을 중심으로 공부해야 할 지도 명확하게 알려주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8:20~8:50’ 등의 방식으로 공부시간을 적으면 매일 같은 시간에 공부하는 습관을 지니게 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공책을 정리했다면 다음으로는 ‘1·1·1 학습법’을 따라야 한다. 그 날 정리한 공책을 당일에 복습하고 1주일 뒤에 다시 복습하며 마지막으로 1달 뒤에 다시 복습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하면 기억에 남는 공책과 적절한 복습 습관까지 한 번에 가질 수 있다고 허 교사는 말한다.

허 교사는 공책 정리에 있어서 학부모의 역할도 강조한다. 허 교사는 “부모가 ‘공책 정리 잘했니?’라고 묻는 것과 ‘정리한 것 가져와 볼래?”라고 말하는 것은 다르게 작용한다”며 “단순히 정리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아이들이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부모가 직접 공책을 보겠다는 말에는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공책을 확인하는 것 외에 칭찬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허 교사는 아이가 공책을 가져왔다면 내용이 다소 부족해 보이더라도 부모는 아이의 노력에 초점을 맞춰 구체적으로 칭찬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글씨 좀 예쁘게 써라’나 ‘아는 글자를 왜 틀렸느냐’는 식의 지적은 아이를 주눅 들게 만드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 허 교사는 “일부 학부모는 공부를 가르칠 수 없는 이유로 학원에만 맡겨 버리고 손을 놓는데 이렇게 학원에만 길들여진 아이는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모르는 수동적인 아이로 자라게 된다”며 “직접 교과목 공부를 가르치지 못하더라도 부모가 숙제 검사를 하거나 아이의 공책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 교사는 공책 정리법을 성적을 올리는 방법이 아니라 공부가 좋아지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아이들이 공책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지게 만들면 스스로 복습을 하게 되고 결국 공부가 좋아져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허 교사는 “최근 조사를 보니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학업성취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지만 흥미도는 65개국 가운데 58위였다”며 “아이들은 충분히 공부를 잘하고 있으니 이제는 단순히 잘하는 것만을 넘어 좋아하게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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