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청룽(成龍)이 죽었다고?


지난 29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영화배우 청룽(成龍)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행히 청룽의 사망소식을 전한 웹사이트가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반신반의하면서도 청룽의 생사를 확인하느라 잠시 정신이 없었던 담당 기자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청룽 사망설이 퍼진지 한 시간도 채 안돼 '그냥 루머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미국 트위터에서 퍼진 소식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까지 놀라게 만들었다는 것은 이른바 '미친 전달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금세 청룽의 사망설이 해프닝으로 판명 날 수 있었던 것 역시 트위터의 강력한 전달력 덕분이다. 트위터 세계에서는 빠르게 정보가 퍼지지만 잘못된 정보 역시 빠르게 수정된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이번 소동은 '청룽의 생사'라는 간단히 확인 가능한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쉽게 해결된 것 아니냐는 일말의 의구심이다. 누가 죽었거나 살았다는, 소위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닌'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 퍼진다면 그때도 트위터의 장점이 발휘될까. 또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사이 누군가 피해를 입을 경우엔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 얼마 전에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서 일본의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로 날아온다는 루머가 트위터로 확산됐고 관련주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제대로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투자자들의 책임도 크겠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힘을 믿었다가 큰코다쳤다는 게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몇년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회적으로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한 네티즌이 인간관계로 문제를 겪었다. 양측이 개인적으로 사과하는 선에서 합의한 문제였지만 정작 커뮤니티를 드나들던 소수의 제삼자들이 맹비난을 시작했고 문제의 네티즌은 결국 온라인 세계에서 사라졌다. 이 커뮤니티는 어느 정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곳으로 분류돼왔지만 우세한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를 눌러버린다는 사회 이론은 어쨌거나 진리였다. 트위터 역시 아직까지는 지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를 자랑하고 있지만 SNS는 결국 SNS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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