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가 포커스] 이유식시장 지각변동

남양유업 아성붕괴…일동후디스 약진'일동후디스 약진, 남양유업 후퇴'. 국내 이유식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점유해온 남양유업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유식 시장에서 남양유업은 시장점유율 40%로 전년도 44%에서 4%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반면 97년 진출한 일동후디스는 출시 5년만에 20% 이상 점유율을 올리며 22%를 기록했다. 업계 2위 매일유업의 점유율은 31%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일동이 남양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일동후디스의 선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본금 60억원에 불과한 이 회사가 막강한 영업력을 갖춘 남양과 매일이라는 유아식 업계의 두 공룡 사이에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0년 국내 최초로 이유식을 생산, 판매한 남양산업이 전신인 일동후디스는 지난 96년 실적부진으로 경영난에 빠져 일동제약에 인수됐다. 이듬해 2월 사명을 바꾼 이 회사는 같은 달 '일동 후디스 아기밀'을 새롭게 선보였다. 아나운서 김현주 씨 부부를 모델로 한 광고전략이 성공한데다 유기농 제품이라는 점이 크게 어필해 매출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일동은 출시 1년여 만에 이유식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제품 '아기밀 업그레이드'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유업계 관계자들은 일동후디스의 전신인 남양산업이 남양유업의 파상공세로 결국 오너가 바뀌고 사명까지 바뀌었지만 최근 '권토중래(捲土重來)'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명에 동일하게 남양이 들어가는데서 알 수 있듯이 남양유업과 남양산업은 원래는 친인척기업이었다. 친형이 창립한 남양유업은 유제품과 분유에 주력하고 동생이 오너인 남양산업은 이유식을 생산, 정면대결을 피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80년대 이유식을 내놓으면서 양사는 치열한 경쟁상대로 변했다. 남양유업이 막강한 광고비와 영업력을 바탕으로 총력전을 펼치면서 남양산업의 시장점유율은 4~5%대로 떨어졌고 결국 매각대상이 됐다. 일동후디스는 올해부터는 조제분유 시장에서 남양유업에 본격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남양의 수성과 일동의 공방전이 제 2라운드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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