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게놈프로젝트] '인체설계도' 완성 멀지않다

이는 곧 머지않아 사람의 유전체에 담겨있는 모든 유전정보를 알게 된다는 뜻이다. 바로 인간 게놈프로젝트가 완료, 사람의 게놈 설계도가 완전히 밝혀지는 것이다. 신비의 영역에 놓여있던 「생명」이라는 막연한 개념이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고 우리 앞에 다가온 것이다. 엄청난 사건임이 분명하다.이미 30여종의 생물 게놈 연구는 완료된 상태다. 총 30억 달러의 비용 부담을 감수하며 야심차게 추진해온 인간 게놈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후속 연구과제는 무엇인지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인간이 이룩한 과학문명의 꽃인 「게놈」이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말. 바로 생물에 담긴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유전자라는 것은 과연 우리 몸 어디에 존재할까. 바로 세포다. 인체는 수 조(兆)개 세포로 이뤄져 있다. 각 세포의 핵에는 1쌍의 성 염색체(여성은 XX, 남성은 XY)를 포함한 23쌍의 염색체가 존재한다. 염색체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성분이 이중나선 모양의 DNA다. 유전자의 비밀은 바로 DNA에 담겨있는 것이다. DNA는 A(아데닌), C(시토신), G(구아닌), T(티민)이란 4가지 염기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아데닌은 티민과, 구아닌은 시토신과 화학적으로 결합한다. DNA는 이런 염기끼리의 결합에 의해 두가닥이 서로 붙어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형태다. 사람의 경우 대략 30억개의 염기가 존재한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바로 30억개의 염기가 어떤 순서로 배열돼 있는지를 밝히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왜 이 염기의 배열이 중요할까. DNA의 염기배열 정보는 DNA와 구조가 비슷한 또다른 유전물질인 RNA로 전달된다. 이 RNA의 염기3개에 맞춰 아미노산 하나가 만들어 진다. 아미노산은 인체에서 다양한 생리현상을 주관하는 단백질의 기본단위다. 따라서 DNA의 염기배열에 따라 궁극적으로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가 결정된다. 현재 염기배열만 알면 즉 염기 3개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면 어떤 아미노산 1개가 만들어지는지가 밝혀진다. 이런 의미에서 DNA의 염기배열을 가리켜 「생명의 설계도」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30억개의 염기가 모두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간의 단백질 종류는 약 10만개에 달한다. 그런데 이 단백질을 만드는 염기의 수는 30억개의 2%에 불과할 뿐이다. 나머지98%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흔히 「유전자가 몇개다」고 말할 때의 유전자는 바로 단백질을 만드는 2%의 DNA를 의미한다. 인체의 단백질이 10여만개가 있으므로 유전자 수 역시 10여만개로 추전된다. 1990년 미국과 영국을 필두로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이프로젝트는 인체를 비롯해 여러 생명체의게놈 염기서열을 규명하는 일을 포함하고 있었다. 15년에 걸쳐 30억달러가 투자되고 있다. 연구는 순조롭게 진해중이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출범한지 어언 9년이 지난 현재 이미 대장균(E.COLI), 헬리코박터(HELIC-BACTOR PYLOLI)를 비롯한 20여종의 미생물과 효모 그리고 다세포 생물인 선충(CAENORHABDITISTS ELEGANS) 등 다양한 생명체들의 염기서열이 모두 밝혀졌다. 인간게놈 연구도 원래 계획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잔행되고 있는데 2000년 봄까지 90% 정도 골격이완성되고 2003년이면 프로젝트가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인간게놈프로젝트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요구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만약 생물 게놈의 길다란 DNA를 한꺼번에 쭈욱 해석할 기술이 있다면 연구는 간단히 끝난다(세포 하나에 존재하는 DNA를 모두 연결하면 길이가 약 1.5M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로는 이 일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복잡한 실타래 모양으로 얽힌 DNA 가닥을 풀기가 어렵다. 과학자들이 생각한 묘안은 일단 자르고 다시 붙이기였다. 즉 DNA를 특정효소를 이용해 토막을 낸 후 연결점을 찾아내 다시 연결하면 「매끈한」 선 형태의 DNA 가닥을 만들 수 있다. 뒤엉킨 실을 풀 때 가위로 여러곳을 싹뚝 자른 후 그 토막들을 순서대로 붙여 한줄로 길게 늘어뜨리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이 DAN의 염기서열이 어떤지를 분석하는 과정이 엄청난 경비와 기술적 혁신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염기하나를 해독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1달러다.사람의 게놈의 염기가 30억개에 달하므로 게놈프로젝트를 완성하려면 총 30억달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염기서열을 해석하는 정확도는 완벽하게 100%여야 한다. 해석기술이 99.99%의 정확도를 가졌다 해도 턱없이 부족한 값이다. 0.01%가 틀렸다는 말은 사람의 경우 무려 30여만개의 염기를 잘못 해석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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