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명늘어도 삶은 더 고달퍼져

통계청 인구조사, 고령인구 67% 가족·사회단체에 의존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00년 인구주택총조사결과는 현대인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 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생명연장으로 노인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현상은 오래 살고픈 사람들의 욕망이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하다. 그러나 국가 전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고령화사회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우울한 황혼을 걱정해야 한다. 또 경쟁을 촉발하는 시장경제는 부모가 자식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몽땅 빼앗을 만큼 엄청난 개인적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집에 식구가 단 한명뿐인 쓸쓸한 인생들도 늘고 있다. ◇고령화 급속 진전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7%를 넘어 본격적인 고령화사회로 들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앞으로는 더욱 고령화속도가 가속화돼 오는 2019년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들어서고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간다는 것이다. 고령인구는 지난 2000년11월1일 현재 총337만명으로 전체 인구 4,598만명의 7.3%에 이르고 있다. 고령인구의 성별 구성비를 보면 남자 38.2%, 여자 61.8%로 남자가 여자보다 낮으나 95년에 비해선 남자의 비중이 1.3%포인트 높아졌다. ◇장남ㆍ며느리에게 생계 의존 고령인구중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전체의 25%인 84만2,000명에 그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생계유지능력이 없어 가족이나 사회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생활하는 고령인구가 전체의 67.4%나 됐다.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노인들은 32.5%로 3명 가운데 1명에 불과했다. 노인들을 부양하는 주부양자들은 장남ㆍ며느리가 전체의 55.7%로 가장 많았다. ◇젊을수록 저조한 출산율 결혼한 여성들은 1명당 평균 2.5명의 자녀들을 낳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연령이 높을수록 자녀수가 많은 데 반해 젊은 여성들일수록 애를 갖기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70세이상의 할머니들은 1인당 평균 4.6명을 낳았으나 신혼초기에 해당하는 25~29세의 여성들은 평균 1.1명의 자녀만을 낳고 있다. 출생자녀수를 보면 2자녀를 출생한 여성이 41.5%로 가장 많았다. ◇ 5가구중 한 집은 여성이 주인 우리나라 총가구(일반가구) 1,431만가구중 가구주가 여성인 가구는 265만가구로 18.5%를 차지했다. 여성 가구주를 혼인상태별로 보면 '사별'이 50.5%, '미혼'이 21.4%, '유배우자'16.1%, '이혼' 11.6%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세이상이 89만명(33.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51만명(19.3%), 50대 45만명(17.2%) 등의 순이었다. 여성인구는 2,291만명으로 95년에 비해 3.2% 증가했으며 총인구에 대한 비중은 49.8%로 남자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여자 100명당 남자수를 나타내는 성비는 100.7을 기록, 95년과 같았다. ◇ 자식 돌 볼 시간이 없다 핵가족화가 급속하게 진전되는 가운데 맞벌이 부부가 크게 늘면서 부모가 자식들을 돌 볼 시간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부모가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전까지 직접 돌보는 경우는 전체의 41.8%에 그쳤으며 대다수의 어린 자녀들은 친가 또는 외가의 조부모, 학원, 유치원, 놀이방등에 맡겨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출부나 가정부, 이웃에 보육을 맡기거나 친인척들에게 신세를 지는 경우도 있었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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