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러 펀드 투자자들 여전히 굳은 표정

연초 후 유가 상승으로 21% 수익률<br>설정 후 수익률은 -60% “원금 반토막”

유가 강세에 힘입어 러시아 펀드가 연초 후 20%가 넘는 수익률을 내고는 있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굳은 표정은 풀어지지 않고 있다. 올 들어 펀드 수익률이 반짝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설정 이후 수익률은 여전히 반토막 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12일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펀드는 연초 후 21.3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펀드 유형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문제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다. 전체 러시아펀드 가운데 설정액 규모가 5,475억원으로 가장 큰 JP모간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A는 올 들어 22.97%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설정 후 수익률은 -60.40%로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었다. 이 때문에 설정액은 5,000억원 대이지만 설정액에 펀드 수익을 반영한 순자산은 2,1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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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은 다른 펀드들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의 연초 후, 설정 후 수익률도 각각 19.81%, -46.14%로 극과 극을 달리고 있고, 신한BNPP더드림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도 연초 후 수익률(19.62%)과 설정 후 수익률(-36.08%)의 격차가 50%포인트 가까이 됐다.

대다수의 러시아 펀드들은 2007~2008년에 설정됐는데 원유 가격 급락과 러시아-그루지야 전쟁, 리먼 사태 등 악재들이 터지면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유럽 리스크로 글로벌 증시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러시아 펀드도 덩달아 타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펀드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수익률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변동성이 큰 점을 감안해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증시는 국내총생산(GDP)과 기업실적에 견주어 볼 때 저평가돼 있어서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정치불안 등 디스카운트 요인이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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