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업인 가석방·사면도 골든타임 있다

현재 수감 중인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사면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4일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힘을 합치기 위해 형을 살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하라는 차원에서 사면이든 가석방이든 빨리 풀어주는 게 좋다는 뜻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미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업인 가석방 필요성을 건의했다는 소식이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25일 "대개의 경우 정해진 형량의 70~80%를 살면 가석방해주는데 기업인들은 왜 안 해주는가"라며 "기업인 가석방이 '재벌 편드는 거냐'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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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지금 한국 경제는 경제 활성화가 발등의 불이다. 내수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유럽이나 러시아 경제 침체 등 대외환경까지 악화하는 마당이다. 이런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 탓에 국내 기업들은 잔뜩 웅크린 상태다. 특히 총수가 수감된 기업들은 장기적 생존전략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미래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총수의 결정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계획 등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의 경우 SK텔레콤이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고결정권자가 없어 무산됐다고 한다.

정부가 기업투자 독려에도 선뜻 성과가 나지 않는 까닭이 총수 부재로 인한 투자결정 지연이라는 지적도 있다. 총수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한화그룹이다.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김승연 회장이 삼성과의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한화와 재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죄를 지었으면 누구나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속죄 기업인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까지 막아야 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힘든 경제여건에서 기업인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결국 나라경제에도 손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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