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듀 2003 코리아골프] (3) 회원권시장

올해 골프회원권 시장은 극심한 거래 부진과 시세 상승세의 둔화로 요약된다. 지난해 유례를 찾기 어려운 호황을 누리며 전년대비 평균 거래시세 19%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던 회원권 시장은 올해 들어 시세 그래프가 연중 수평선에 가까운 형태를 그렸을 만큼 지루한 보합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 침체 속에서도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함으로써 시장의 안정성이 입증된 해로 평가되기도 했다. IMF 이후 쉼 없는 상승행진을 이어왔던 골프회원권 시장은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또 한차례 약진이 기대됐지만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북핵 문제, 이라크전쟁, SK글로벌 사태, 대기업 대선자금 수사 등 잇단 악재에 찬바람을 맞았다. 본격적인 봄 시즌 개막을 전후해서도 좀체 오르지 않던 시세는 지난 6월말까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매도 타이밍을 늦추려는 `팔자` 측과 관망으로 일관한 `사자` 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거래소들은 `개점휴업` 상태를 맞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8월2일 국세청의 기준시가 고시에서는 2001년 2월 고시 이후 2년 반 만에, 6번째(1년 2차례 고시) 발표 만에 처음으로 0.5% 하향 조정을 겪었다. 그러나 가을 시즌을 앞두고 보합세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달부터 수요가 살아나면서 29일 현재 거래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거래시세에서 지난해 대비 8~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전국 골프장 회원권 평균 거래시세는 1억2,657만원(초원회원권거래소)으로 집계됐다. 에이스와 초원 등 주요 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거래되고 있는 99개 골프회원권 가운데 74개가 지난해 말보다 시세 상승을 보였다. 22개가 보합을 유지했고 하락을 나타낸 곳은 3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었던 3억원 이상 고액 회원권이 보합 내지 약간의 하락을 보이면서 평균 시세 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부킹과 운영 관리, 시설 개ㆍ보수에 힘쓴 골프장의 약진이 눈에 띄어 내년부터 전동카트를 도입하는 남서울CC가 지난해 말보다 51.3%나 올라 최고 시세 상승률을 기록했고 가야(38.8%), 세븐힐스(31.4%), 한원(30.8%), 부산(22.2%), 우정힐스(21.6%) 등이 뒤를 이었다. 희소가치가 높은 여자회원권의 상승세도 두드러져 남서울(38.8%), 한양(8%), 태광(7%), 뉴코리아(6%) 등 대부분의 여자회원권이 큰 오름폭을 나타냈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팀장은 “여러 악재로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시장이 침체 일로를 걸은 것으로 보이지만 여타 경제분야에서 회원권만큼 플러스 성장을 보인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는 회원권이 급락의 위험이 적은 안정된 상품이라는 검증을 받은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권창선 초원회원권거래소 과장도 “지난해에 비해 체감적인 상승세가 줄어들고 지루한 보합세로 인해 거래량이 급감해 거래소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회원권 투매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던 IMF 때만큼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음으로써 탄탄해진 시장구조가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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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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