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채용을 꺼려하는 신용불량자를 대거 채용, 채권추심인력으로 활용하는 금융회사가 있어 화제다. 신불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고 동병상련의 처지에서 연체자에게 감정을 손상하기 쉬운 채권추심업무를 맡긴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내 1위의 대부업체인 아프로에프씨그룹은 12일 이달 중 신용불량자 80여명을 공개 채용, 전국 24개 지점의 채권회수 직원으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용 대상은 현재 금융기관의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고졸학력 이상의 남녀로 과거 채권회수 직종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면 우선 채용할 방침이다. 양석승 아프로그룹 부회장은 “채무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채권회수 분야에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프로는 국내 1위의 대부업체로 현재 융자잔액이 4,500억원에 이르며 무보증ㆍ무담보로 1인당 최대 500만원까지 소액 신용대출을 하고 있다. 아프로가 신불자를 채용하기로 한 이유는 연체채권의 경우 시장에 매각해도 원가(연체대금)의 3% 수준에 불과해 수익성에 전혀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신불자들이 연체경험을 바탕으로 연체 대상자를 대상으로 채권추심에서 그 이상의 회수력만 보여줘도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체들의 채용 기피현상으로 신용불량자의 신용회복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사회적으로 재기를 돕자는 것도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아프로는 지난해 2,000여명의 장기 연체자에게 부채를 조정하고 신불자를 대상으로 한마음금융의 선납금 대출을 배려하는 등 신불자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고객 20만명의 절반에 가까운 신불자를 안고 있는 이 회사는 앞으로 7만명 고객의 연체를 조정, 신불자에서 벗어나도록 할 방침이다.